영국 여왕 일반 시민 조문 행렬 4.5㎞… “최대 30시간 대기”

입력
2022.09.15 08:05
웨스트민스터홀 들어가 3분여 짧은 작별인사 
조문객 허리 굽혀 존경심 표해, 눈물 훔치기도

영국 역사상 최장수 군주인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조문을 위한 일반 시민 대기 행렬이 최장 4.5㎞에 달했다. 이들은 여왕의 관 앞에서 3분여 짧은 작별 인사를 하기 위해 최대 30시간 대기를 마다하지 않았다.

14일(현지시간) 영국 BBC 방송 등에 따르면 이날 런던 웨스트민스터홀에 도착한 여왕의 관에 오후5시부터 일반 시민 조문이 시작되면서 오후 5시20분쯤 4㎞를 훌쩍 넘겼던 대기줄은 오후 4시30분쯤 3.8㎞가 됐다.

앞서 여왕의 관은 이날 오후 3시쯤 런던 버킹엄 궁에서 의회 건물 내 웨스터민스터 홀로 옮겨졌다. 일반인 조문에 앞서 왕실 가족과 영국 각계각층 주요 인사 300여명이 지켜보는 가운데 영국 국교회의 수장인 캔터베리 대주교가 집전하는 예배와 의식이 진행됐다. 웨스터민스터홀은 1097년 지어졌으며 여러 왕과 여러 위인이 안치된 곳이다.

웨스터민스터홀에 들어오기 전 조문자들은 엄격한 보안검사를 받은 뒤 좌우로 나뉘어 여왕의 관 앞을 지나며 경의를 표했다. 여왕의 관은 뚜껑이 닫힌 채 카타팔크로 불리는 높은 단 위에 안치돼 있으며, 왕실을 섬기는 부대 병사들이 지속 경계를 서고 있다. 대부분의 조문객들은 허리를 굽히며 여왕에게 존경심을 표했다. 몇몇은 눈물을 훔치기도 했으며, 일부 조문객들은 홀을 떠나기 전 마지막으로 관을 돌아봤다.

미셸 도넬란 영국 문화장관은 "30시간이 넘는 매우 긴 대기 행렬을 예상한다"며 "모두에게 30시간이 걸리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줄 서기에 얼마나 오랜 시간이 걸리는지 아는 것은 중요하다"고 BBC에 말했다.

여왕의 관은 국장 당일인 오는 19일 오전 6시30분까지 나흘간 이 곳에서 일반에 공개되며 24시간 조문객을 받는다.

김청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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