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진입장벽을 낮추고 경쟁력은 끌어 올린 3 시리즈 – BMW 320i 럭셔리 라인

입력
2022.09.15 13:30

BMW의 프리미엄 세단, 3 시리즈는 데뷔 이후 메르세데스-벤츠의 C 클래스와 함께 소비자들의 이목을 끌어왔고, 시장의 기준을 제시해왔다. 그렇기에 새로운 세대의 3 시리즈가 등장할 때 마다 시장의 경쟁자들을 긴장시켰고, 빼어난 실적을 올리며 ‘역사’를 잇는 모습이다.

오늘 마주한 BMW 320i 럭셔리 라인은 그 동안 국내에 주력 모델로 제시되었던 320d, 그리고 스포티한 감각이 돋보이는 330i와는 사뭇 다른 ‘3 시리즈의 엔트리 사양’의 가치를 제시하는 차량이다. 실제 구성, 가격에 있어서 한층 가벼운 모습이다.

진입 장벽을 낮춘 프리미엄 세단, 320i 럭셔리 라인은 어떤 매력과 가치를 제시할까?

시승을 위해 준비된 320i 럭셔리 라인은 여느 3 시리즈와 유사한 체격, 그리고 구성 등을 갖췄다.

실제 4,710mm의 전장은 물론이고 각각 1,825mm와 1,435mm에 이르는 전폭과 전고를 갖춰 ‘3 시리즈의 전형적인 체격’, 그리고 점점 커지고 있는 세그먼트의 변화를 보여준다. 덧붙여 2,851mm의 휠베이스를 갖췄으며, 공차중량는 1,605kg으로 ‘다른 3 시리즈’ 대비 가벼운 모습이다.

럭셔리 라인의 깔끔함

앞서 설명한 것처럼 오늘의 주인공, 320i 럭셔리 라인은 지금껏 소비자들에게 익숙한 3 시리즈와는 사뭇 다른 차량이다.

이러한 ‘이미지’는 외형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사실 국내에 판매되는 대다수의 BMW들은 스포티한 감각의 ‘M 스포츠 패키지’를 적용하는 편이지만 320i 럭셔리 라인은 ‘럭셔리 라인’ 전용의 바디킷으로 또 다른 이미지를 제시한다.

실제 역동성이 강조된 M 스포츠 패키지의 바디킷과 다른 깔끔하고, 크롬 가니시가 강조된 바디킷을 확인할 수 있다. 익숙하지 않은 모습이지만 전체적인 균형감은 우수하다. 여기에 BMW 고유의 키드니 그릴, 날렵한 스타일의 헤드라이트는 여전하다.

다만 최근의 ‘더욱 거대한 키드니 그릴’을 보다 3 시리즈의 키드니 그릴을 보니 무척 작고, ‘균형적’이라는 생각이 들어 웃음이 절로 나왔다.

측면과 후면은 전형적인 3 시리즈의 모습이다. 깔끔하고 여유로운 실루엣과 함께 ‘BMW 특유의 역동성’을 느끼게 한다. 덕분에 대다수의 사람들이 ‘호감’을 갖게 된다.

320i 럭셔리 라인 만의 디테일이 있다면 브레이크 캘리퍼를 드러내는 M 스포츠 패키지와 달리 촘촘한 스포크가 돋보이는 멀티 스포크 휠이 적용되었고, 전면과 유사한 가니시를 더한 후면 바디킷이 시선을 끈다.

BMW의 매력을 담다

외형에서 일반적인 3 시리즈와 사뭇 다른 모습이지만, 320i 럭셔리 라인의 실내 공간은 여느 3 시리즈와 다름이 없다.

실제 대시보드와 센터페시아, 센터 터널은 물론이고 공간을 구성하는 대부분의 요소들이 무척 익숙한 모습이다. 여기에 BMW 특유의 그래픽이 자리한 디지털 클러스터,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등이 ‘기능의 가치’를 기대하게 만든다.

대신 M 스포츠 패키지가 아닌 ‘기본 사양’의 스티어링 휠이 장착되어 있어 생소함을 자아낸다.

내비게이션을 비롯해 다양한 기능을 마련해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의 만족감을 높일 뿐 아니라 상위 모델들에 적용된 공조 컨트롤 패널을 그대로 옮겨 오며 BMW 및 3 시리즈의 매력을 한껏 높인다.

다만 3 시리즈의 구성에 있어 320i 럭셔리 라인은 말 그대로 ‘엔트리 사양’인 만큼 오디오 및 일부 디테일에 있어서는 ‘평이한 모습’이다.

점점 커지는 세그먼트의 흐름에 맞춰 2,851mm에 이르는 긴 휠베이스를 확보한 3 시리즈는 실내공간의 여유를 제시한다. 실제 320i 럭셔리 라인의 1열 공간은 체격이 큰 운잔자를 수용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시트의 형태, 구성도 만족스럽다.

이어지는 2열 공간 역시 마찬가지다. 넉넉함 공간은 아니지만 ‘패밀리 세단’으로 사용하기에도 부족함이 없는 모습이다. 실제 기본적인 레그룸, 헤드룸 그리고 시트의 착좌감은 물론이고 실내 공간에서의 여유 역시 만족스럽다.

트렁크 게이트 아래에는 480L의 공간이 마련된다. 이러한 여유는 동급 최고 수준의 여유로 ‘BMW의 우수한 패키징 능력’을 엿보게 한다. 덕분에 320i 럭셔리 라인은 차량의 활용성을 높인다. 더불어 상황에 따라 2열 시트를 접을 수 있어 활용성을 한층 높일 수 있다.

준수한 퍼포먼스의 320i 럭셔리 라인

BMW는 전통적으로 ‘역동성’을 갖춘 브랜드로 평가 받는다. 그렇기에 대부분의 차량들이 언제나 우수한 퍼포먼스를 제시하는 것이 공통된 특성이었다.

하지만 320i 럭셔리 라인은 사뭇 다르다. 실제 184마력과 30.6kg.m의 토크로 비교적 평이한 출력을 내는 2.0L BMW 트윈파워 터보 엔진을 탑재했다. 여기에 8단 자동 변속기, 후륜구동의 레이아웃이 조합된다.

이러한 구성을 바탕으로 ‘준수한 운동 성능’을 구현해 ‘엔트리 트림’의 가치를 제시한다. 한편 이러한 출력 조율 덕분에 11.0km/L(도심 9.7km/L 고속 13.1km/L)에 이르는 우수한 효율성을 갖추게 됐다.

모두에게 권할 수 있는 BMW 세단의 등장

일반적인 3 시리즈와 유사하면서도 또 다른 매력으로 시선을 끄는 320i 럭셔리 라인을 충분히 둘러본 후 본격적인 주행을 위해 도어를 열고 시트에 몸을 맡겼다.

실내 공간은 지금까지 알고 있던 BMW의 공간이 반복된다. 돋보이는 부분은 스티어링 휠, 그 동안 M 스포츠 패키지 사양의 스티어링 휠이 너무 익숙해진 탓에 순정의 ‘통통한 스티어링 휠’이 무척 낯설게 느껴졌다.

시트의 질감이나 드라이빙 포지션, 주행 시야 등 전체적인 부분에서 군더더기가 없어 ‘BMW의 가치’를 재확인할 수 있었다.

앞서 설명한 것처럼 320i 럭셔리 라인은 지금까지 현재 판매 중인 3 시리즈 중에 가장 낮은 출력을 가진 차량이다. 물론 과거의 E 바디 시절의 318i 등과 비교한다면 충분히 만족스러운 출력이지만 ‘엔트리 트림’의 정체성은 확실하다.

230~280마력의 2.0L 터보 엔진이 워낙 흔해 ‘184마력’이 내심 아쉬울 수 있지만 체급 대비 충분한 출력인 만큼 차량의 움직임은 준수하다. 특히 고 RPM을 유지할 때의 출력은 내심 아쉬울 수 있어도 발진 및 추월 가속 성능이 경쾌한 편이라 주행의 스트레스가 크지 않다.

덕분에 스포티한 주행을 상시 펼치는 이들에게는 아쉬울 수 있어도 출퇴근 등이 중심이 되는 일상적인 주행을 소화하기엔 충분한 차량이라 생각된다.

엔진에 합을 이루는 8단 자동 변속기 역시 능숙하다. 출력에 대한 조율 능력이 우수하고 변속 질감이나 변속 속도 역시 만족스럽다. 덕분에 D 레인지로 옮긴 이후 ‘주행이 끝날 때까지’ 변속기를 의식하거나 탓하는 일은 없다.

게다가 M 스포츠 패키지 사양의 스티어링 휠이 아니라도 패들시프트가 장착되어 있어 언제든 적극적인 주행을 펼칠 수 있어 ‘BMW의 즐거움’을 느끼기엔 충분했다.

차량의 움직임은 BMW 특유의 재미와 함께 ‘일상에 대한 대응 능력’을 조합한 모습이다.

이는 M 스포츠 패키지가 적용되지 않은 ‘일반 사양’의 모습이라 할 수 있다. 실제 조향 반응은 물론이고 차량의 전체적인 움직임이 여느 M 스포츠 패키지 적용 차량보다 가볍고, 경쾌하게 느껴진다.

덕분에 차량을 다루는 것이 한층 쉽게 느껴진다. 이러한 셋업은 대중들에게 합리적인 구성이며, 자동차를 평가함에 있어 ‘이동수단’의 가치를 크게 두는 이들에게 적합한 모습이다. 말 그대로 ‘타고 운전하기 편한 차량’이다.

게다가 BMW 고유의 질감 역시 느낄 수 있다. 실제 주행 템포를 끌어 올리면 M 스포츠 패키지만큼은 아니지만 민첩하고 탄탄한 느낌도 어느 정도 느낄 수 있다. 다만 그 한계가 깊은 게 아닌 만큼 ‘타협’은 필요하다.

다만 예민한 운전자의 경우 320i 럭셔리 라인을 빠른 속도로 주행할 때 ‘부가적인 움직임’ 느껴져 주행 내내 의식하게 되는 경우가 있다. 이 부분은 시승을 통해 ‘운전자와 차량의 합’을 고려할 부분이라 생각했다.

한편 엔트리 모델이지만 편의사양 및 주행 보조 기능 역시 충실하다. 덕분에 여느 BMW 대비 ‘낮게 느껴지는 출력’ 그리고 고유한 질감에 적응할 수 있다면 ‘일상에서 타기 좋은 차량’이라는 생각됐다.

좋은점: 진입 장벽을 낮춘 3 시리즈의 패키지, 다루기 좋은 주행 질감, 향상된 효율성

아쉬운점: M 스포츠 패키지 대비 여린 외형, 새롭게 다듬어진 주행 질감

BMW의 매력을 널리 전하는 엔트리 3 시리즈

스스로에게 ‘320i 럭셔리 라인을 살 것인가?’를 묻는다면 솔직히 말해 ‘아니다’라고 답할 것 같다.

그렇다고 이 차량이 나쁜 차량일까? 그것도 아니다. 320i 럭셔리 라인은 생각보다 설득력이 있고, 구매 가치가 충분하다. 모든 이들이 드라이빙을 즐기고, 차량을 다루는 것에 가치를 두진 않기 때문이다.

합리적이고, 만족스러우며 ‘브랜드’를 앞세울 수 있는 차량을 찾는 이라면 ‘320i 럭셔리 라인’은 충분한 대답이 될 것이다.

촬영협조: HDC 아이파크몰 용산

모클 김학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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