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나흘 연휴 동안 인터넷 검색 빈도에서 김건희 여사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근소하게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김 여사는 특검법, 이 대표는 검찰 소환조사를 둘러싼 '사법 리스크'가 불거져 모두 부정적 여론이 적지 않은 상황이다. 호재가 아닌 악재인 터라 검색량이 많을수록 달가울 리 없다. 이에 민주당은 "사실상 판정승"이라며 한숨 돌리는 모양새다.
한국일보가 13일 구글 트렌드를 통해 9~12일 검색량 추이 평균치를 분석한 결과, 김 여사는 51로 이 대표(43)를 근소하게 앞섰다. 두 사람만 놓고 전체 검색량을 100으로 가정해 비교했을 때 김 여사를 51번 검색하는 동안 이 대표는 43번에 그쳤다는 의미다.
포털사이트 네이버도 결과가 비슷했다. 추석 연휴 첫날인 9일 검색량에서 김 여사 100, 이 대표 59로 차이가 컸고 연휴 마지막날인 12일에도 김 여사 62, 이 대표 57로 우열을 뒤바꾸지는 못했다.
민주당은 이 같은 결과에 안도하고 있다. 추석 직전 불거진 이 대표에 대한 사법 리스크를 김 여사 리스크로 덮는 데 일정 부분 성공했다는 평가를 내렸다. 특히 추석 초반 김 여사의 네이버 검색량이 이 대표에 크게 앞섰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원내 관계자는 "김 여사가 추석 밥상에 제일 많이 올랐다는 것 아니겠는가"라며 "이 대표 문제는 치명적이지 않았던 반면, 김 여사 문제는 자고 나면 하나씩 터졌으니 더 관심이 쏠렸던 것"이라고 해석했다.
민주당이 추석을 앞두고 몰아붙인 '김건희 특검법'이 주효했다는 분석도 나왔다. 김 여사 관련 부정적 이미지를 부각시키는 계기가 됐다는 것이다. 수도권 출신 한 비이재명(비명)계 의원은 "처음에는 법안 추진 속도가 다소 빠르다 느꼈는데, 특검법 찬성 여론이 높다는 것을 추석 민심에서 체감한 뒤로는 생각이 바뀌었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기세를 몰아 연일 압박수위를 높였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여당도 민심을 거스르지 말고, 김 여사 특검을 당장 수용하기 바란다"며 "그렇지 않고 '누가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지' 정권 눈치만 본다면 돌아선 민심을 회복할 수 없음을 명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민주당은 14일 '대통령실 관련 의혹 진상조사단'을 발족할 예정이다.
'이 대표 지키기'에도 한층 적극 나섰다. 김의겸 대변인은 이날 경찰이 성남FC 후원금 의혹과 관련 이 대표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제3자 뇌물공여 혐의로 검찰에 송치하자 브리핑을 열고 "검찰은 추석 연휴를 겨냥해 '이재명 죽이기' 1편과 2편을 잇달아 내놓았다"며 "이번에는 성남FC로 소재만 살짝 바꿔 이재명 죽이기 3탄을 내놓았다. 흥행 참패를 만회하고자 하는 (검찰의) 몸부림이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