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가처분 인용에 김기현 "황정수 그 사람, 목적에 꿰맞춰 판단"

입력
2022.09.13 11:00
'가처분 기각' 예상했던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
"새 비대위는 당헌 개정으로 문제없어"
조경태 의원은 "당도 가처분 기각 우려하는 듯"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은 13일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현재 당의 비상대책위원회를 상대로 제기한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에 대해 "당연히 (2차 비대위에) 큰 문제는 없다고 전망한다"면서 "오히려 첫 번째 가처분 그 자체가 잘못됐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이 전 대표의 주호영 전 비대위원장을 대상으로 한 직무정지 가처분 신청을 인용한 재판부 결정에 불만을 드러냈다. 특히 해당 가처분 인용 결정을 내린 황정수 서울남부지방법원 민사51부 부장판사에게 화살을 돌렸다.

그는 "황정수 부장판사인가, 그 사람의 판단 근거가 당헌·당규 해석을 자신의 목적 판단에 꿰어 맞췄다는 생각"이라면서 "이의신청도 하고 항고도 할 것이지만, 분명히 상급심에서 다시 바로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아울러 새 비대위를 향해 제기한 가처분 신청은 인용되지 않을 것으로 예측했다. 그는 "해석의 여지가 조금이라도 남아있던 것을 명확하게 해석의 여지가 없이 명문으로 못 박아서 당규를 새로 정비하고, 그에 맞춰서 2차 비대위가 출범하는 것"이라면서 "법을 거꾸로 해석하는 법을 창조하지 않는 한 다시 가처분을 받아들일 수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앞서 이 전 대표의 주호영 비대위를 대상으로 한 첫 번째 가처분이 "당연히 기각될 것"이라고 여러 차례 호언장담했으나, 법원에서 가처분이 인용돼 주 위원장이 직무정지되면서 이 같은 발언이 무색해진 바 있다.


같은 날 YTN 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 출연한 조경태 국민의힘 의원은 당 에서도 2차 비대위 지속 여부에 대해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당에서 법원의 심문기일을 연기 요청하기로 방침을 정한 것에 대해 "1차 비대위가 실패했던, 법원에서 인용된 부분에 대해서 또 2차 때 100% 확신하지 못하고 있는 입장에서, 당에서도 상당히 우려하는 부분이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조 의원은 "저도 인용이 되지 않기를 바라지만, 이 비대위 역시 (직무정지가) 인용된다면 아주 큰 혼란에 빠지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의총에서도 (2차 비대위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제3, 제4 비대위가 꾸려져야 되느냐, 그럼 국민들이 이걸 집권여당으로 보겠느냐 등 질문이 나왔지만 묵살돼 버렸다"면서 "그때 당시 강행했던 분들이 여기에 대해서 어떤 주장을 하실지는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현재 추가 가처분 기각을 예상하는 국민의힘의 논리는 1차 가처분 때 인용의 근거였던 "비상상황이라고 볼 수 없다"는 판단 근거가 당헌 개정으로 사라졌다는 것이다. 국민의힘은 지난 5일 전국위원회에서 '당대표가 궐위되거나 현직 최고위원 5명 중 4명 이상이 사퇴하는 비상상황이 발생할 경우 비대위 체제로 전환할 수 있다'는 당헌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반면 이준석 전 대표 측은 수정된 당헌·당규가 이 전 대표의 경우로 소급적용될 수 없기 때문에 추가 가처분도 인용될 수 있다는 관점을 보이고 있다.

인현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