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당뇨병 환자가 예상보다 30년 일찍 600만 명을 넘어섰지만, 합병증 예방 등을 위해 질환을 제대로 관리하는 환자는 10명 중 1명에 불과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대한당뇨병학회(이사장 원규장)가 6일 발표한 ‘당뇨병 팩트 시트(Diabetes Fact Sheet in Korea)’에 따르면 30세 이상 당뇨병 환자는 605만 명(2020년 기준)으로 집계됐다.
이는 학회가 2012년 분석 당시 2050년에나 도달할 것으로 예상했던 당뇨병 환자 수 591만 명을 30년이나 앞섰다.
또 2010년 당뇨병 환자가 312만 명이었던 것에 비해 10년 새 환자가 2배 가까이로 늘었다.
당뇨병 환자는 고령층에 집중됐다. 전체 당뇨병 환자 중 65세 이상이 39.2%였으며, 65세 이상 여성은 51.2%가 당뇨병을 앓는 것으로 파악됐다.
대한당뇨병학회는 당뇨병으로 인한 진료비 부담이 가중되는 점도 짚었다.
질병관리청 통계에 따르면 국내 당뇨병 진료비는 2015년 1조8,000억 원에서 2020년 2조9,000억 원으로 5년 새 60% 이상 증가했다. 또 당뇨병은 지난 10년 간 한국인 질병 부담에서 부동의 1위다.
하지만 당뇨병 관리는 낙제점 수준이라는 게 학회의 지적이다.
당뇨병은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등 동반 질환의 비율이 높고 이로 인한 합병증 발생 위험이 크므로 당화혈색소(HbA1c), 혈압, 콜레스테롤 등이 적정 수준으로 관리돼야 하지만 당뇨병이 통합적으로 관리되고 있는 환자는 9.7%에 그치고 있다.
특히 당뇨병의 진단과 관리의 핵심 지표인 당화혈색소가 목표 범위인 6.5% 미만으로 관리되고 있는 환자는 24.5%에 불과했다.
원규장 대한당뇨병학회 이사장(영남대병원 내분비내과 교수)은 “당뇨병 유병률이 예상을 뛰어넘어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고, 초고령 사회로 가는 과정에서 이런 추세는 가속화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원 이사장은 “당뇨병은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같은 다른 만성질환 뿐만 아니라, 심혈관 질환, 콩팥병 등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초기부터 통합적이면서 적극적인 관리가 필요하다”며 “정부와 전문가 그룹이 모여 ‘당뇨 대란’을 막기 위한 현실적 대책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