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진스→블랙핑크, 팝업 스토어로 향하는 이유

입력
2022.09.09 08:11
뉴진스, 첫 팝업 스토어에 1만7천여 명 방문
성공 비결, K팝 주요 소비층인 MZ세대 공략

K팝 시장과 만난 팝업 스토어의 기세가 심상치 않다. 잘 나가는 명품 매장에서나 볼 법한 대형 쇼핑몰 앞 '오픈런' 진풍경은 물론 1,000번을 훌쩍 넘는 대기 번호까지, 잇따른 성공 사례 속 팝업 스토어는 K팝 프로모션이 성지로 떠오르는 중이다.

팝업 스토어(Pop-Up Store)란 짧은 기간 동안 운영되는 임시 매장을 뜻한다. 국내에서는 2010년대부터 패션, 뷰티 업계를 필두로 본격화 된 팝업 스토어 프로모션은 유동성이 높거나 상징성이 있는 장소에 한시적으로 브랜드 또는 신제품 홍보를 위한 임시 매장을 오픈하는 형태로 화제성을 꾀해왔다.

하지만 최근 팝업 스토어의 활용 범위는 K팝 시장으로까지 확대됐다. K팝 시장이 날로 외연을 넓히는 가운데, 단순히 니즈를 가진 팬덤을 넘어 불특정 다수의 대중에게까지 아티스트를 활용한 굿즈나 콘텐츠의 공급 범위를 확장하고 나서겠다는 포부가 담긴 행보였다.

최근 팝업 스토어를 진행한 가수들 중 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뉴진스다. 뉴진스는 지난달 12일부터 약 20일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더현대 서울에서 데뷔 기념 팝업 스토어를 운영했다.

결과는 그야말로 '대박'이었다. 데뷔 이후 신드롬급 인기를 구가한 뉴진스의 입지를 증명하듯 해당 팝업 스토어는 오픈 이후 연일 오픈런은 물론 수많은 대기 인원까지 낳으며 문전성시를 이뤘다. 무려 20일 동안 1만7,000여 명이 넘는 팬들이 팝업 스토어를 방문한 가운데 마지막 영업일에는 사전 입장 예약이 마감됐을 정도다.

해당 팝업 스토어에서는 뉴진스와 어도어 레이블의 공식 굿즈 판매를 중심으로 뉴진스의 브랜딩과 정체성을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 제공됐다. 뉴진스의 한정 굿즈를 구매하기 위해 방문한 팬들은 물론 쇼핑몰을 방문한 대중들도 해당 스토어를 방문한 가운데 상당한 홍보 효과는 자연스럽게 수반됐다.

뉴진스의 팝업 스토어가 마무리 될 시기, 같은 건물 다른 층에서는 블랙핑크의 콘셉트 팝업 스토어가 열렸다. 선공개 곡 '핑크 베놈' 뮤직비디오 콘셉트를 모티브로 구현된 해당 스토어는 단순 굿즈를 판매하는 공간을 넘어 미공개 이미지 전시, 체험형 공간, 포토존 콘텐츠까지 제공하며 미술전 같은 독특한 구성으로 관람객들의 구미를 자극했다.

두 팀 외에도 NCT·아이브 등 최근 팝업 스토어를 개최한 K팝 가수들은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지금의 추세로 미루어봤을 때 팝업 스토어를 향한 업계의 행보는 점차 가팔라질 전망이다.

K팝 시장이 팝업 스토어에 주목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주요 소비층인 MZ세대의 니즈와 가장 효과적인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는 프로모션이라는 점 때문이다. 희소성있는 경험, 체험형 공간에 대한 니즈와 자신의 경험을 SNS를 통해 적극적으로 공유하는 특성을 고려했을 때 팝업 스토어는 실로 매력적인 수단일 수 밖에 없다. 팝업 스토어의 붐 속 이제 K팝 시장이 고민해야 할 지점은 변화하고 있다. 쏟아지는 팝업 스토어 속 팬덤을 넘어 대중의 발걸음까지 이끌 수 있는 방법, 차별화 된 '한 방'이 바로 그것이다.

홍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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