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지붕 날아가고 가로수 쓰러지고 정전 사태까지… '힌남노' 피해 속출

입력
2022.09.06 06:58
제주 7,968가구 정전... 대부분 아직 복구 안 돼
전남·부산도 수백 가구 한때 정전
충북서 강풍에 낙하물 떨어져 조치

제11호 태풍 힌남노가 북상하면서 전국 곳곳에서 피해도 속출하고 있다. 강풍 영향으로 구조물이 날아가면서 낙하 사고 또한 이어졌다.

가장 먼저 태풍의 영향을 받은 제주와 남부 지방에서 태풍 힌남노 북상에 따른 피해가 집중됐다. 강한 비바람에 가로수가 쓰러지는 등 피해가 나타났고, 일부 지역에는 정전이 발생했다.

한국전력 제주본부에 따르면, 6일 오전 1시 기준 총 7,968가구에 정전이 발생했으며 이 중 1,241가구에만 복구가 이뤄졌다. 제주시 한경면 532가구를 포함해 총 6,727가구는 여전히 정전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제주소방안전본부에 따르면, 지난 4일부터 이날 오전 1시까지 총 154건의 긴급구조활동이 이뤄졌다. 인명구조 11건(14명), 안전조치 103건, 배수지원 40건(398톤) 등이다.

전날(5일) 오후 제주시 노형중학교에선 교내 지붕 시설물이 강풍에 떨어져 날아가 긴급조치가 이뤄졌다. 화북일동에서는 거대한 가로수 기둥이 꺾이며 도로를 덮친 가운데 오라이동에선 가로수가 쓰러지며 바로 옆 전신주의 전선을 망가뜨리는 사고가 발생했다. 서귀포 대정읍 신도리에서는 침수된 주택에서 2명이 구조되기도 했다.

전남에서도 정전 사고가 잇따랐다. 이날 전남소방본부에 따르면, 해남 문내면에서는 전기 공급이 한때 중단되면서 801가구가 정전 피해를 입었다. 이 정전 사고를 비롯해 오전 3시까지 전남 지역에서 총 38건의 태풍 관련 피해 신고가 접수돼 안전 조치가 이뤄지고 있다.

오전 2시 57분쯤 여수시 미평동에 위치한 한 공장에서 물이 넘쳐 건물 지하실 내부가 침수돼 소방당국이 배수 등 안전조치를 벌였다. 이에 앞선 오전 2시 50분쯤엔 여수 여천동의 한 도로가 침수돼 차량 통행이 불가능하다는 신고가 접수돼 배수 조치가 진행됐다.

오전 1시 14분쯤에는 고흥 도덕면 용동리의 한 단독주택에서 감나무가 집 쪽으로 쓰러졌다. 다행히 이 사고로 인한 인명 피해와 주택 파손은 없었다. 오전 0시 46분쯤에는 광양 죽림리 대실마을의 한 주택 뒤편 축대와 돌담이 무너졌다.

해안가 피해도 있었다. 신안 흑산도 예리 선착장도 400㎡가량이 파손돼 지자체 추산 1억 원의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광주에선 북구 용봉동과 운암동에서 발생한 가로수 쓰러짐 2건, 아파트 창문 이탈 1건 등 총 4건의 사고가 접수됐다. 광주소방본부는 모든 신고 내용에 대해 현장 조치했다.

이날 오전 중 힌남노 직접 영향을 받을 부산에서도 벌써 정전 사태가 발생했다. 한국전력 부산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1시 현재 부산 강서구 송정동 24가구, 양산 129가구, 김해 78가구 등 231가구에서 강풍으로 인해 정전이 발생했다.

바닷바람에 철문이 쓰러지는 일도 있었다. 부산소방에 따르면, 전날 오후 7시 13분께 해운대구 마린시티에 있는 한 건물의 4m 철문이 넘어졌고 신고로 출동한 소방이 안전조치했다.

이밖에 충북에선 나무 쓰러짐 4건, 낙하물 제거 조치 1건, 대구에선 강풍 피해가 7건 발생해 각 지역 소방당국에 의해 모두 안전조치됐다.

힌남노 북상 영향으로 발생한 사망사고는 아직까지 보고되지 않았다. 다만 울산에선 오전 1시쯤 울주군 언양읍 남천교 일대에서 20대 남성 1명이 실종됐다는 신고가 접수돼 소방당국이 수색 작업을 하고 있다.

박민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