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통상자원부 장·차관이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시행에 따른 한국산 전기자동차의 불이익을 막기 위해 총력전에 나섰다.
이창양 산업부 장관은 5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 호텔에서 방한 중인 미국 하원의원단과 만나 IRA에 대한 우려를 제기했다. IRA는 북미 지역에서 생산되는 전기차에만 보조금을 지급하도록 규정해 전기차를 전량 국내에서 생산하고 있는 현대차와 기아가 받을 타격이 크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날 자리에는 미 하원 외교위원회와 군사위원회 등 소속 의원 9명이 참석했다.
이 장관은 "IRA의 전체 취지가 기후변화 대응과 청정에너지 확대 등에 있다는 점은 이해하지만, 전기차 세제 혜택 조항이 미국산과 수입산 전기차를 차별하고 있어 한국 정부와 업계의 우려가 매우 큰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관련 조항은 세계무역기구(WTO)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등 국제통상규범에도 위배될 소지가 있다"면서 "양국 간 협의를 통한 조속한 해결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 의회의 적극적인 관심과 노력도 필요하다"며 "이달 미국 방문 시 미국 정부 및 의회와 심도 있게 논의해 나가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통상 당국 수장인 안덕근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도 이날 IRA 문제 해결을 위해 미국 워싱턴 D.C.로 떠났다. 안 본부장은 캐서린 타이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를 포함한 미 정부 고위급 인사와 상·하원 주요 의원들을 만나 IRA에 대한 우려를 전하는 한편, 우리 기업에 대한 비차별적 대우를 요구할 계획이다.
앞서 정부는 지난달 말 미 정부 및 의회 관계자들을 설득하기 위해 산업부, 외교부, 기획재정부 실·국장급 정부 합동대표단을 미국에 파견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