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우리나라에서 개최된 G20 정상회담 폐막식에서 버락 오바마 미국 전 대통령이 폐막 연설 직후 우리나라 기자들에게 질문 요청을 했다. 수차례 요청에도 아무도 손을 들지 않자 중국 기자가 '아시아를 대표해 질문을 하겠다'며 질문을 했다. 중국 기자가 왜 끼어들었는지, 질문을 안 한건지 못 한건지 등, 이 일 이후 당분간 시끄러웠다.
왜 우리는 질문을 많이 안 하고 못 할까? 다음은 그에 대한 필자의 개인적 생각이다. 첫째, 우리의 교육. 어렸을 때 우리는 '선생님 말씀, 어른 말씀 잘 들어라'라는 듣는 것 위주의 교육을 받았다. 중고등학교 다니면서는 입시 교육에 질문할 틈이 없다. 대학에서는 달라질까? 얼마 전 대학에서 수업 중 질문을 하라고 했더니 많은 학생들이 내 시선을 피했다. 질문과 토론을 많이 하는 교육 환경으로 바뀌고 있지만, 아직도 대다수는 충분한 질문 연습 없이 사회로 나온다. 둘째, 뿌리 깊은 유교 사상. 질문하는 것을 윗사람과 권력에 대한 도전으로 여기는 유교적 사고 방식은 질문에 부담을 느끼게 한다. 회사에서 상사의 지시가 불명확할 때, 질문하느니 차라리 '개떡같이 말해도 찰떡같이 알아듣고 내가 알아서' 일을 처리한다. 이로 인해 헛삽질도 많이 한다. 세 번째, 우리의 언어. 한국말은 듣는 사람에게 말을 이해해야 하는 책임이 있고, 영어는 말하는 사람에게 상대방을 이해시키는 책임이 있다고 한다. 듣는 사람이 이해를 못하면 말하는 사람에게 질문을 하는 것이 당연시되지만, 우리는 듣는 사람이 상황에 따라 말하는 사람의 의중을 읽고 이해를 해야 하기 때문에, 질문을 안 하게 된다. 이 내용은 학자 간 이견이 있지만, 필자는 어느 정도 맞다는 생각이다.
질문이 없는 대화는 개인, 기업에게 모두 손실이 크다. 제대로 알고 짚고 넘어가야 할 것들을 챙기지 못하고, 좋은 아이디어가 나올 수 있는 기회도 놓친다. 좋은 질문을 잘 하는 건 중요한 리더십 스킬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어떻게 좋은 질문을 잘 할 수 있을까?
① 내가 모르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
기업의 CEO 혹은 고위 임원들의 아무도 생각지 못한 날카로운 질문을 보며 감탄하곤 한다. 이런 질문들은 어떻게 나올 수 있을까? 그들은 답은 모르고 있지만, 중요한 의사 결정을 위해 알아야 하는 것들을 분명하게 알고 있고, 그것을 바탕으로 질문을 하기 때문이다. 회의 참석 요청을 받았다면, 내가 참석을 해야 할 이유를 파악하고 그 회의에서 어떤 정보를 얻어야 할지 리스트를 만들자. 그 리스트를 바탕으로 좋은 질문을 할 수 있다.
② 좋은 질문 메모
좋은 질문을 듣게 되면 메모하고, 그 질문의 의도와 배경까지 생각해 보자. 질문 메모가 쌓이면 어떤 질문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요령이 생기게 된다.
③ 질문 타율 높이고 울렁증 낮추기
야구 선수가 타율을 높이려면, 여러 번 친 것 중 잘 친 것의 비율을 높여야 한다. 마찬가지로 질문을 많이 하면서 좋은 질문의 비율을 높이면, 질문 타율이 높아진다. 질문은 자주하면 잘하게 된다. '이런 질문을 하면 바보처럼 보이지 않을까' 하는 걱정은 금물, 질문 연습할 기회를 놓치게 된다.
④ 대담 프로 참조
유튜브에 국내외 많은 대담 프로 영상을 통해 여러 형태의 질문 형식을 배울 수 있다. 특히 대담, 토론이 일상화된 미국의 영상 자료가 좀 더 풍부하다.
⑤ 폐쇄형 질문 가능한 한 피하기
네·아니요 대답을 유도하는 폐쇄형 질문은 대화를 끊고, 추가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기회를 단절시킨다. 개방형 질문을 많이 사용하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