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로드웨이와 달라"...'미세스 다웃파이어', 웃음과 감동·볼거리까지 챙긴 종합 선물세트 [종합]

입력
2022.09.01 17:13

'미세스 다웃파이어'가 브로드웨이와는 차별화된 한국형 감성으로 무장해 관객들 곁을 찾아왔다. 브로드웨이 초연 이후 전 세계 최초 라이선스 공연을 알리며 기대를 모았던 '미세스 다웃파이어'의 종합 선물세트 같은 매력이 심상치 않다.

1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동 샤롯데시어터에서 뮤지컬 '미세스 다웃파이어'의 프레스콜이 진행됐다. 이 자리에는 배우 임창정 정성화 양준모 신영숙 김다현 김산호 박준면을 비롯해 연출을 맡은 박민선 김미혜 프로듀서, 김동연 감독, 김문정 음악감독이 참석했다.

'미세스 다웃파이어'는 유머러스한 유모 미세스 다웃파이어와의 만남을 통해 삶에 웃음을 되찾는 가족의 이야기를 유쾌하게 담아낸 동명의 할리우드 코미디 영화를 원작으로 하는 작품이다.

해당 뮤지컬은 지난 2019년 브로드웨이에 첫 선을 보인 뒤 역대 최고의 세일즈 신화를 기록하며 성공적으로 입지를 다진 이후 국내에서 최초로 해외 라이선스 공연을 선보이게 됐다.

임창정 "'미세스 다웃파이어', 행복한 스트레스"

원작 영화에서 로빈 윌리엄스가 연기한 주인공 다웃파이어/다니엘 역에는 임창정 정성화 양준모가 트리플 캐스팅으로 이름을 올렸다.

그 중에서도 임창정은 10년 만의 뮤지컬 복귀작으로 '미세스 다웃파이어'를 선택해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최근 그는 SBS '동상이몽2'에 출연해 김문정 음악감독과의 뮤지컬 준비기를 일부 공개하며 오랜만의 뮤지컬 무대 복귀의 어려움을 토로해 공개될 무대에 대한 기대를 모으기도 했다.

이날 하이라이트 공연을 통해 안정적인 연기와 달라진 발성으로 시선을 사로잡은 임창정은 "어제 첫 공연을 했는데 마지막 공연까지 첫 공연이라고 생각하면서 연구하려고 한다. '어떻게 하면 더 나은 다웃파이어'를 만나실 수 있을지 매일 고민하면서 할 예정"이라는 각오로 입을 열었다.

이어 "어제도 누나(김문정 음악감독)에게 많이 혼났다. 노래는 배워도 끝이 없는 것 같다"고 너스레를 떤 임창정은 "작은 것 하나까지 잡아주시는 김문정 음악감독님 다시 한 번 감사드린다. 이게(노래 스타일이) 많이 다르다. 뮤지컬을 예전에 안 해 본 것도 아니지만 10년 만에 해보니까 예전에는 '노래 다 똑같은거 아닌가' 했는데 다 다르더라. 정말 대단한 것 같다"며 혀를 내둘렀다.

그러면서도 그는 "살면서 이런 긴장감과 끝났을 때의 이런 감정을 내가 누릴 수 있다는 것 자체가 굉장한 행운아구나 싶더라. 이게 바로 행복한 스트레스가 아닐까 싶었다"며 첫 공연을 마친 벅찬 소회를 덧붙였다.

임창정은 "뮤지컬은 작품을 보러 와주시는 관객들을 위한 자리이지 않나. 거기에 제가 일원으로서 임무를 수행한다는 게 이렇게 커다란 행복한 스트레스인지 다시 한 번 느꼈다. 10년 전에 제가 했을 때는 정말 몰랐던 것 같다. 나이를 조금 더 먹어서 그런지 예술을 이제 조금 더 알아가는 느낌이다. 어제 공연이 끝나고 나서 마음 속으로 정말 감동이었다. 마음 속으로 펑펑 울었다"고 덧붙여 출연진과 스태프들의 박수갈채를 받았다.

김문정 음악감독은 "본의 아니게 그런 모습이 많이 노출된 것 같다. 사실 굉장히 사이 좋게 잘 연습하고 있다"며 최근 예능에서 노출된 임창정과의 연습 에피소드를 언급했다.

"좋은 작품에서 오는 좋은 에너지가 모든 배우들에게 있는 것 같다"며 출연진에 대한 만족감을 드러낸 김 음악감독은 "어제 (임)창정 씨가 무대 위에서 긴장하는 모습을 많이 봤다. 저러다 쓰러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자기의 신을 챙기고 혼자 처음부터 리허설을 하고 있더라. 그걸 보고 '잘 하겠구나' 싶었고, 역시나 실수 없이 첫 공연을 잘 마쳤다. 창정 씨 뿐만 아니라 모든 제작진분들이 만든 공연을 직접 와서 즐겨주셨으면 좋겠다"고 작품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이 밖에도 다니엘의 아내 미란다 역은 배우 신영숙·박혜나, 미란다의 대학 동창이자 다니엘의 라이벌인 스튜어트 역은 배우 김다현·김산호가 맡는다. 이 밖에도 김동연 연출가, 김문정 음악감독이 주요 연출진으로 참여하며 작품의 완성도를 높였다.

"처음 만난 작품처럼"...'논-레플리카' 택한 이유

전 세계 최초 라이선스 공연을 올리게 됐지만, 국내 제작진은 이번 작품을 '논-레플리카' 버전으로 재해석해 원작과는 또 다른 '맞춤형 재미'를 선사할 예정이다. 기존 작품에서 캐릭터성을 보완한 것은 물론, 화려한 편곡과 오케스트 편성의 확장 등을 꾀하며 원작의 매력을 살리며 국내 관객들의 정서까지 잡겠다는 목표다.

김동연 감독은 "'논-레플리카'로 들어오는 작품은 한국 스태프들에게는 번역 단계에서부터 처음 만나는 작품과 똑같다. (원작 뮤지컬과) 똑같이 만들 수 없기 때문에 어떻게 재미있게 만들면서 품위를 지킬 수 있을 것인가를 고민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여러 사람들의 아이디어를 모아서 연습 과정에서 여러가지 방향성을 잡았다"며 "전체적으로 디자인 콘셉트도 브로드웨이와 다르고, 여러모로 다른 부분들이 많아서 쉽지 않은 과정을 거쳤는데 (첫 공연에서) 처음 관객들을 만나고 관객들이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면서 뿌듯했다. 브로드웨이에서 넘어온 작품이지만 우리들의 감정을 잘 건드리고 있구나라는 점에서 만들어준 분들에게 감사함을 느낀다"라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미세스 다웃파이어', 8초에 시선을 빼앗길 시간

국내 초연을 앞둔 '미세스 다웃파이어'의 기대 포인트는 무엇일까. 배우들의 호연과 탄탄한 연출만큼 기대를 모으는 것은 다름 아닌 주인공인 아빠 다니엘이 할머니 유모 다웃파이어로 변신하는 '8초'다.

동명의 원작 영화에서 로빈 윌리엄스가 시간에 쫓기며 빠르게 할머니와 성인 남성을 넘나드는 퀵체인지를 보여줬던 장면이 여전히 명장면으로 꼽히는 가운데, 뮤지컬에서도 다니엘 역을 맡은 세 배우의 과감한 퀵체인지가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을 전망이다.

이에 대해 정성화는 "이 작품에서 퀵체인지가 정말 많은 지분을 차지할 정도로 심혈을 기울여서 준비했다"며 "할머니의 몸집을 표현하는 수트와 여러가지 옷들을 굉장히 많이 수정했다. 덕분에 의상팀분들이 굉장히 많이 고생하셨다. 매 무대 전에도 3~40분 정도 연습을 하고 올라간다. 저희가 공연 중 퀵체인지만 총 18번이다. 정말 열심히 준비했다"고 자부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미세스 다웃파이어'는 지난달 30일부터 오는 11월 6일까지 샤롯데씨어터에서 공연된다.

홍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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