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완공한 경부고속철도는 대한민국을 하루 생활권을 만든 교통혁명의 주인공이다. 18년이 지난 2022년, 국가철도공단이 '한국형 열차제어시스템'(KTCS-2·Korean Train Control System Level-2)을 개발하는 등 두 번째 교통혁명도 머지 않았다. 스마트철도 기술을 통해 승객에게 쾌적하고 안전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물론, 온실가스를 감축시켜 지구적인 어젠다에도 효과적으로 대응할 것이란 기대가 커지고 있다.
공단은 열차가 충돌 및 추돌하지 않도록 안전거리와 속도를 실시간 자동으로 유지시켜주는 시스템을 지난 4월 익산~여수 엑스포 구간(180㎞)에 도입했다. 운행속도를 초과하면 비상제동을 하는 것은 물론, 최적의 최적의 속도로 달릴 수 있도록 정보를 제공하는 시스템이다. 세계 최초로 4세대 철도이동통신을 접목해 시속 350㎞까지 달릴 수 있는 기술력을 갖췄다. 뒤따르는 열차의 이동거리, 속도를 실시간 초고속 통신망을 통해 전송, 지상장치를 최소화할 수 있어 효율적인 운행이 가능해졌다는 평가다.
공단 관계자는 "기존 외산 신호시스템(ATC)에 비해 안전성은 6배 가량 향상되고, 앞선 열차와 운행 간격이 최대 23%까지 감소되기 때문에 열차 수송력이 기존보다 1.2배 이상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개량비용 역시 기존 외산 신호시스템을 사용할 때 보다 절반 가량 줄어들고, 연간 유지보수 비용도 50억 원 이상 절감할 것으로 공단은 보고 있다.
공단은 2030년까지 2조2,000억 원을 들여 모든 노선 신호시스템을 KTCS-2로 표준화할 방침이다. "한국형 시스템으로 표준화가 이뤄지면 신호시스템 제약 없이 열차를 다양한 노선에 투입할 수 있어 열차운행 효율성 제고와 인적 오류 가능성이 크게 줄어 안전성이 향상된다"는 게 공단의 설명이다.
뿐만 아니라 한국형 열차제어시스템은 최고수준의 안전기능인증(SIL4)을 받았고, 유럽 열차제어시스템(ETCS-2)과 같은 규격을 적용해 해외수출 길도 열어놨다.
공단은 앞으로 철도전력계통 디지털 시스템 구축을 비롯해 △철도교통관제시스템 고도화 △ KR형 레일체결장치 등 궤도 자재 국산화 △선로배분시스템 통합 및 고도화 △초고속 철도차량 도입 △피난유도시스템을 단계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특히 국가철도공단이 추진한 4차 산업혁명 기술을 접목한 스마트 철도를 통해 온실가스 감축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
국가철도공단은 철도 공사현장에서 안전과 효율성을 모두 잡기 위한 기술개발도 게을리하지 않고 있다.
공단이 앞서 7월 건설 자재를 비롯한 공사정보를 3차원으로 구현해 정보를 제공하는 기술(BIM·Building Information Modeling)경연대회를 연 것도 첨단공법 필요성 때문이다. 공단 측은 "철도건설현장에도 정보통신(ICT) 기술을 접목, 기획에서 설계, 시공, 유지관리 단계에서 발생하는 정보를 공유해 생산성과 안전성을 극대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