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기 수준의 환율 폭등, '셀 코리아' 대책 있나

입력
2022.08.23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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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ㆍ달러 환율이 1,340원 선까지 뚫고 올라갔다. 22일 외환시장 개장부터 1,330원 선을 훌쩍 넘어 출발한 환율은 장중 1,340.2원까지 상승했다가 1,339.8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환율이 1,340원을 넘어선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9년 이후 13년 4개월 만이다. 올 들어 환율은 6월 23일 1,300원, 지난달 6일과 15일 각각 1,310원, 1,320원을 차례로 돌파하며 수위를 높이는 중이다.

최근 환율 상승 요인은 복합적이다. 미국의 가파른 기준금리 인상으로 강달러 현상이 심화하면서 나머지 통화는 요즘 공통적인 약세다. 중국의 경기둔화로 위안화가 약세를 보이며 원화 가치도 동반 하락 압력을 받고 있다. 여기에 세계적인 공급망 교란, 원자재 가격 상승을 타고 우리와 같은 제조업 중심 국가에 대한 시장의 우려도 반영되고 있다. 향후 더 커질 미국과의 금리 격차도 환율을 계속 높이는 요인이다.

최근 한국 경제는 환율만 신경 쓸 수 없는 상황이다. 외환보유액 대비 단기외채 비율은 2012년 이후 10년 만에 가장 높은 42%까지 치솟았다. 올 들어 환율 방어와 함께 외환보유액(7월말 4,386억 달러)은 사상 최대였던 지난해 10월보다 6.6% 감소했다. 여기에 이달 1~20일 102억 달러 적자를 기록한 무역수지는 14년 만에 5개월 연속 적자가 눈앞이다. 이미 사상 최대 수준인 올해 누적 무역적자(255억 달러)가 연간 무역적자로 굳어지면 재정적자와 함께 ‘쌍둥이 적자’로 대내외 불안심리를 더 키울 수 있다. 이 경우, 지난달 겨우 순매수세로 돌아섰던 외국인의 주식, 채권 투자금도 언제든 방향을 틀 우려가 높다.

정부는 “경제 기초에는 문제가 없다”며 계속 우려를 누르지만 경각심을 더 높여야 한다. 잇따르는 경제불안 요인에 보다 장기적이고 종합적인 대비를 철저히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