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세라티 퍼포먼스의 자존심 ‘트로페오’는 어느새 르반떼에 머물러 있지 않고 ‘트로페오 컬렉션’이라는 이름으로 확장되었다.
실제 마세라티는 르반떼 외에도 ‘붉은색의 580마력 V8 유닛’을 보다 다채롭게 만날 수 있도록 했다. 바로 기블리는 물론이고 브랜드의 플래그십 세단인 ‘콰트로포르테’ 등에서 트로페오 사양을 택할 수 있도록 해 ‘마세라티의 퍼포먼스’를 알리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콰트로포르테 트포레오를 마주했다. 580마력의 강력한 V8 엔진을 품은 이탈리안 플래그십 세단은 과연 도로 위에서 어떤 매력과 가치를 제시할까?
시승을 위해 준비된 콰트로포르테 트로페오는 말 그대로 ‘플래그십 세단의 체격’을 제시한다.
브랜드에서 공개한 제원에 따르면 콰트로포르테 트로페오는 5,265mm에 이르는 긴 전장과 각각 1,950mm와 1,480mm의 전폭과 전고를 갖췄다. 더불어 3,170mm의 긴 휠베이스는 실내 공간에 대한 기대감을 더한다. 참고로 새로운 V8 엔진과 후륜구동의 레이아웃을 통해 2,115kg의 공차중량을 갖췄다.
여전히 시선을 끄는 플래그십 세단
지난 2013년 데뷔한 현재의 콰트로포르테는 비록 디자인의 아쉬움도 느껴지지만 여전히 강렬하고 대담한 모습이 시선을 집중시킨다.
상어를 떠올리게 하는 프론트 엔드에는 마세라티 고유의 삼치창 엠블럼과 큼직한 프론트 그릴이 돋보인다. 여기에 날렵하게 다듬어진 헤드라이트는 ‘플래그십 세단’의 무게감 보다는 ‘마세라티의 열정’을 느끼게 한다.
더불어 측면에서는 마세라티 고유의 요소를 계승하면서도 강렬한 연출을 적극적으로 담아냈다. 실제 에어밴트 디테일에는 붉은색 디테일이 더해졌고, 트로페오의 레터링이 새롭게 더해졌다. 더불어 C 필러의 디테일에도 붉은색을 더했다.
이와 함께 네 바퀴에는 스포티한 감성을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투-톤의 알로이 휠이 적용됐다. 더불어 치밀한 스포크 안쪽에는 붉은색의 거대한 브레이크 캘리퍼가 더해져 ‘고성능 모델의 가치’를 선명하게 드러낸다.
끝으로 후면 디자인은 새로운 디자인의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 그리고 대담하게 다듬어진 머플러 티입이 고성능 플래그십 세단의 가치를 드러낸다. 참고로 차체에 더해진 바디킷, 디퓨저 등은 모두 카본파이버로 제작됐다.
붉게 피어난 트로페오의 공간
이전에 시승했던 콰트로포르테 트로페오는 검은색 실내를 통해 ‘무게감’을 더했다.
오늘의 주인공은 붉은색 실내로 ‘강렬함’을 언급한다. 고성능 모델을 강조하는 스티치와 카본파이버 패널이 곳곳에 자리해 화려하게 피어났다. 여기에 더불어 마세라티 특유의 큼직한 스티어링 휠이 기대감을 더한다.
최근 꾸준히 이어지고 있는 업데이트를 통해 새롭게 다듬어진 계기판과 센터페시아 등은 ‘잘 달리는 플래그십 세단’의 경쟁력을 더하는 모습이다.
새롭게 디자인된 계기판과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감각적인 만족감을 높인다. 새로운 계기판은 풀 디지털 클러스터는 아니지만 만족감을 일으킨다. 더불어 기능과 반응성, 그리고 그래픽이 한층 높아진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시대의 흐름’에 합당한 모습이다.
게다가 바워스 & 윌킨스 사운드 시스템의 탑재를 통해 기능은 물론 감각적인 영역에서의 만족감을 더욱 높인다.
플래그십 세단인 만큼 공간의 여유는 충분하다. 레그룸이나 팔의 여유 공간이 충분히 넉넉하게 느껴진다. 헤드룸이 조금 낮게 느껴지지만 불편함은 없으며, 큼직하면서도 운전자의 몸을 견고히 지지하는 시트 덕분에 드라이빙 포지션의 만족감도 우수하다.
2열 공간 역시 1열 공간과 같이 열정적인 감각이 돋보이는 시트가 자리해 시각적인 매력을 제시하며, 플래그십 세단으로 갖춰야 할 공간 여유를 제시한다. 대신 기능적 요소의 부재는 아쉽게 느껴진다.
적재 공간 역시 충분하다. 실제 제원에 따르면 530L에 이르는 넉넉한, 그리고 깔끔한 공간 구성이 더해진 적재 공간을 확인할 수 있다. 기본적인 공간 활용성도 우수할 뿐 아니라 2열 시트의 분할 폴딩도 가능한 만큼 공간 활용성의 여유를 더욱 넉넉히 누릴 수 있어 그 만족감이 컸다.
붉은색을 품은 트로페오의 V8 심장
콰트로포르테 트로페오의 보닛 아래에는 그 동안 ‘푸른색의 마크’를 품었던 엔진들과는 다른 붉은 DNA의 V8 엔진이 자리한다.
최고 출력 580마력, 그리고 74.4kg.m의 압도적인 토크를 제시하는 V8 3.8L 트윈터보 가솔린 엔진이 시선을 집중시킨다. 여기에 8단 자동 변속기, 그리고 M-LSD를 적용한 후륜구동의 레이아웃이 드라이빙 퍼포먼스를 완성한다.
이러한 구성을 통해 콰트로포르테 트로페오는 정지 상태에서 단 4.5초 만에 시속 100km까지 가속하며 최고 속도는 326km/h에 이른다. 대신 리터 당 6km에 불과한 공인 연비는 감수해야 할 부분이다.
거대한 그릇 위에서 더욱 돋보이는 매력
콰트로포르테 트로페오의 외형과 실내 공간 속 여러 요소들을 살펴본 후 본격직인 주행을 위해 시트에 몸을 맡겼다.
일반적인 넉넉한 시트, 큼직한 스티어링 휠이 만족감을 더한다. 여기에 고급스러운 소재, 그리고 제법 멋을 낸 연출들이 공간의 가치를 더한다. 더불어 시동과 함께 제법 두툼한 사운드가 실내로 전해져 ‘기대감’을 더한다.
다만 ‘사운드의 매력’을 널리 알려온 마세라티라도 시동 이후, 아이들링 시에는 제법 정숙해 ‘플래그십 세단’의 여유를 제시한다.
마세라티 브랜드의 매력은 ‘모든 차량’들이 퍼포먼스 모델이라는 점이다. 그렇기에 어떤 마세라티와 함께 하더라도 달리는 즐거움을 한껏 누릴 수 있다. 그러나 트로페오는 다른 마세라티와의 ‘차이’를 제시한다.
실제 엑셀러레이터 페달을 밟으면 580마력과 74.4kg.m의 토크를 내는 V8 엔진이 2.1톤이 넘는 육중한 체격을 거침 없이 몰아 세운다. 발진 가속 성능은 물론이고 추월 가속, 고속 주행 등 주행에 거침이 없다.
재미있는 건 이렇게 강력하고, 대담한 차량임에도 불구하고 ‘차량을 다루는 것’이 부담스럽지 않다는 점이다. 플래그십 세단의 의미, 그리고 브랜드의 최상위 모델이 갖춰야 할 ‘점잖음’과 같았다.
엔진과 합을 이루는 8단 자동 변속기는 ‘마세라티의 성격’을 잘 드러낸다. 8단 자동 변속기를 통해 상황에 따라 강력한 성능을 부드럽게, 그리고 때로는 충분히 강렬하게 출력의 가치를 누릴 수 있다.
게다가 카본파이버로 제작된 거대한 패들시프트를 통해 상황에 따라 보다 적극적이고, 역동적인 변속기의 질감을 낼 수 있는 만큼 주행하는 내내 강렬함과 여유로움의 절묘한 공존을 이뤄낸다.
플래그십 세단 중 최고의 성능으로 무장한 차량인 만큼 드라이빙의 가치 역시 상당하다.
이전의 마세라티는 언제나 ‘강력한 출력’을 과시하는 것에 치중한 차량처럼 생각됐다. 그러나 오늘의 콰트로포르테는 물론, 최근의 마세라티들은 출력과 함께 일상의 여유를 즐기는 방법을 보다 널리 알리는 모습이다.
실제 일상적인 주행, 즉 ‘노멀 모드’를 택했을 때에는 막상 ‘생각한 승차감’ 보다 한층 여유롭고 부드럽게 다듬어진 모습이다. 차체가 강인하게 반응한다는 느낌은 들었지만, 전반적인 주행 스트레스가 적은 편이었다.
물론 드라이빙 모드를 바꾸고, 주행 속도를 높이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실제 성능의 매력을 누릴 수 있는 스포츠, 그리고 극한으로 다듬은 ‘코르사 모드’를 활성화할 때에는 엑셀러레이터 페달 조작에 따라 날카롭고 기민하게 그리고 더욱 폭발적으로 전개되는 출력을 누릴 수 있다.
V8 엔진의 매력을 누릴 수 있도록 고급스럽게, 그리고 대담하게 다듬어진 사운드의 매력 역시 주행 내내 누릴 수 있었다. 이렇게 거대한 체격을 이끄는 ‘힘’도 인상적이지만 차량 움직임의 셋업 역시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참고로 코르사 모드는 트랙션 컨트롤과 ESC, 그리고 전방 충돌 경고까지 차단하면 마치 코너를 파고들 때 운전자가 차량의 성능, 그리고 열의를 100% 활용할 있도록 만든다. 이러한 ‘화끈한 매력’ 역시 마세라티에 걸맞은 모습일 것이다.
좋은점: 보다 쾌적해진 플래그십 세단의 가치, 580마력의 압도적인 퍼포먼스
아쉬운점: 여전히 아쉬운 2열 공간, 그리고 주행 효율성
특별하게 반짝이는 이탈리안 플래그십 세단
콰트로포르테 트로페오는 어쩌면 ‘세대 교체’에 대한 강력한 요구를 받는 콰트로포르테에 새로운 활력을 더한다. 더불어 그 활력이 ‘약간의 경쟁력 강화’ 정도 수준이 아니라 다시 한 번 고객들을 매료시키는 수준이다. 그렇게 시승을 마친 후에도 진한 여운을 길게 느낄 수 있었다.
촬영협조: HDC 아이파크몰 용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