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대선에서 윤석열 대통령에게 표를 주었으나 취임 이후 지지를 철회한 이른바 '지지 이탈층'의 54.1%가 국민의힘을 지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20%대로 추락했음에도 정당 지지율에서 국민의힘이 더불어민주당을 앞선 결과와 무관해 보이지 않는다. 윤 대통령에 대한 지지를 철회했으나 여전히 여당을 지지하고 있는 이들의 존재는 향후 국정 지지율 반등을 이끌 잠재 요인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일보가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실시한 윤 대통령 취임 100일 여론조사 결과, 지난 대선에서 윤 대통령을 지지했으나 윤석열 정부의 국정 운영에 대해 긍정 평가를 하지 않은 지지 이탈층 중 54.1%가 "국민의힘을 지지한다"고 답했다. 지지 이탈층 중 "더불어민주당을 지지한다"는 응답자는 12.4%에 그쳤다. 윤 대통령의 지지 이탈층 중 29.5%가 "지지하는 정당이 없다"고 답했고, "정의당을 지지한다"는 응답자는 2.9%였다. 윤 대통령에 대한 지지 철회가 곧바로 민주당 지지로 이어진 경우는 응답자 10명 중 1명꼴에 불과한 셈이다.
이는 윤 대통령 지지율 하락세 속에서 국민의힘 지지율(34.4%)이 민주당(31.1%)을 다소 앞서는 결과와 맞물려 있다. 민주당이 윤 대통령 지지율 하락의 반사이익을 온전히 흡수하지 못하면서, 향후 윤석열 정부가 국면 전환을 시도할 때 지지율 반등을 이끌 기반이 될 가능성이 있다. 양당 간 정당 지지율은 지난 2월 한국일보·한국리서치 조사 결과(국민의힘 39.2%, 민주당 34.9%)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일각에선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20%대로 주저앉은 것을 두고 2016년 10월 박근혜 대통령 탄핵 국면 시작 당시의 지지율(24%)을 거론하고 있지만, 당시와 지금의 양상은 확연히 달랐다. 2016년 10월엔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지지율도 박 대통령 지지율과 같이 하락세를 보였지만, 국민의힘 지지율은 지난해 12월 35.2%, 지난 2월 39.2%, 8월 34.4%(한국일보·한국리서치 조사 기준)로 30%대를 견조하게 유지하고 있다. 아직은 정당 지지기반이 붕괴되지 않은 만큼 대통령실과 내각의 인적 쇄신과 여권 내홍 수습 등이 이뤄지면 윤 대통령 지지율이 반등할 여지가 충분하다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