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총액 1위 삼성전자가 한 달 만에 '5만 전자'로 장을 마감했다. 미국 반도체업체들이 잇따라 기업 실적 전망치를 낮춘 게 악재로 작용했다.
10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전장보다 900원 내린 5만9,1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종가 기준 지난달 14일(5만7,500원) 이후 26일(18거래일) 만이다. 전날 이달 들어 처음 5만 원대로 주저앉았다가 6만 원 턱걸이 마감했으나 오늘은 반등하지 못했다. 장중 5만8,600원까지 낙폭을 키우기도 했다.
또다른 대표 반도체주 SK하이닉스는 전장보다 3.47%(3,300원) 급락한 9만1,800원에 마감했다. 지난달 4일 종가(8만9,100원) 이후 가장 낮은 가격이다. SK하이닉스는 이달 들어 10만 원 선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미국 반도체기업들이 이틀 연속 실적 전망치를 낮추면서 두 종목 모두 외국인과 기관이 이탈했다. 전날 엔비디아에 이어, 마이크론 테크놀로지가 9일(현지시간) 2022회계연도 4분기(6~8월) 실적을 종전 전망치보다 밑돌 것으로 예상했다. 산제히 메흐로트라 최고경영자(CEO)는 블룸버그TV와 인터뷰에서 "(PC 등) 소비자 부문뿐만 아니라 데이터센터, 산업, 자동차를 포함한 다른 분야까지 수요가 약화하고 있다"고 봤다.
간밤 뉴욕 증시에선 3.74% 하락 마감한 마이크론을 필두로, 어드밴스드 마이크로 디바이시스(AMD·-4.53%), 퀄컴(-3.59%)의 주가가 빠졌다. 전날 6.3% 하락했던 엔비디아는 이날 3.97% 추가 하락했다. 주요 반도체 기업 30곳의 주가를 반영한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도 4.57% 폭락했다.
윤지호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재고가 쌓이고 신규 주문이 줄어드는 등 반도체 업황의 악재는 익히 알려졌으나, 마이크론 실적 발표로 가시화하면서 당장 우리 시장에 강한 영향을 준 것 같다"고 분석했다.
전날 2,500선을 탈환했던 코스피는 하루를 버티지 못하고 2,480.88까지 밀린 채 장을 마감했다. 코스닥도 13.38포인트(1.6%) 하락한 820.27로 마쳤다. 환율은 4거래일 만에 1,310원대(1,310.4원)로 올라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