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초점] '한산: 용의 출현', 국뽕으로 비하하기엔 너무 큰 영향력

입력
2022.08.02 18:55
개봉 전 독도함 시사회 개최…한산 대첩 430주년 기념
해외 99개국 선판매

온라인상에서는 국뽕이라는 말이 흔하게 사용된다. 이는 마약에 취한 듯한 과한 애국주의를 조롱하는 신조어다. 대한민국 국민들의 자긍심을 높이는 '한산: 용의 출현'을 표현하는데 국뽕이라는 속어가 부족한 이유다. 이에 김한민 감독은 '국뽕 너머 국뽕'이라는 말을 썼다.

1,761만 관객을 모았던 '명량'의 후속작이자 김한민 감독의 이순신 3부작 프로젝트 두 번째 영화인 '한산: 용의 출현'은 지난달 27일 개봉했다. 이 작품은 명량해전 5년 전 진군 중인 왜군을 상대로 조선을 지키기 위해 필사의 전략과 패기로 뭉친 이순신 장군과 조선 수군의 한산해전을 그린다. 박해일 변요한 안성기 손현주 등 극을 이끈 배우들의 안정적인 연기력, 화려한 액션신, 거대한 스케일 등으로 호평을 이끌어내고 있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한산: 용의 출현'은 개봉 6일차인 지난 1일 38만 명 넘는 영화 마니아들을 극장으로 불러 모아 누적 관객 수 265만을 돌파했다. 한 포털 사이트 영화 페이지에는 작품과 관련해 "거북선은 진짜 한국인의 자랑이다"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영화를 보는 내내 어깨 뽕 장착 가능하다" 등의 글이 올라왔다. 애국심을 높인다는 점에서 많은 관객들이 '한산: 용의 출현'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이 영화는 개봉 전부터 의미 있는 행보를 보여 일찍이 눈길을 끌었다. '한산: 용의 출현' 측은 지난달 22일 독도함에서 시사회를 개최했다. 한산 대첩 430주년을 맞아 진행된 이 행사는 나라를 위해 애쓰는 장병들에게 깊은 감동을 안겼다. 시사회에 참석한 박해일은 "해군 장병분들과 독도함이 대한민국을 지켜줘서 감사하다. '한산: 용의 출현'을 통해 이순신 장군 기운을 듬뿍 받아 가시길 바란다"고 소감을 전했다. 700여 명의 장병들은 "우리의 바다는 우리가 지킨다"라고 구호를 외쳤다.

'한산: 용의 출현'은 국내를 넘어 세계로 향했다. 이 영화는 해외 99개국에 선판매됐다. 미국에서도 개봉했다. 북미 개봉을 담당하는 웰고 USA 엔터테인먼트의 사장 겸 CEO 도리스 파드레셔는 "북미 관객들에게 이순신 3부작 중 기다려왔던 2부작을 선보일 수 있어 흥분된다. 1부작의 엄청난 성공은 실제 이순신이 역사에 미친 영향에 대해 많은 것을 말해준다. 우리는 '한산: 용의 출현'이 뒤이어 한국 역사에서 매우 매혹적인 시간을 조명하면서 계속해서 관객들을 사로잡을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전했다. 외국 영화 마니아들은 '한산: 용의 출현'의 영어 자막 예고편에 댓글을 달며 기대감을 드러내고 한국 역사에 대해 이야기했다.

'한산: 용의 출현'의 해외 진출은 이순신 이야기와 한국 역사를 세계에 알린다는 점에서 의미를 갖고 있다. K-콘텐츠의 매력과 뛰어난 연기력을 지닌 배우들을 소개할 기회까지 안기기 때문에 더욱 주목할 만하다. 특히 이순신 장군을 연기한 박해일은 '헤어질 결심'으로 최근 제75회 칸 국제영화제를 찾은 뒤 다시 한번 '한산: 용의 출현'으로 세계 영화 마니아들을 만나게 됐다.

김한민 감독은 언론시사회를 찾았을 당시 작품을 통해 '국뽕 너머의 국뽕'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를 통해 관객들이 자긍심, 위로, 연대감을 느끼길 원한다고도 했다. '한산: 용의 출현'은 그의 의도대로 순항 중이다. 앞으로 '한산: 용의 출현'이 이룰 성과들에도 기대가 모인다.

정한별 기자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 Copyright © Hankookilb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