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우석의 깜짝 반전, 중동에 둥지 틀고 낙타·종마 복제 도전한다

입력
2022.07.28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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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AE 아부다비 지원... 10월부터 사업 시작
국내 스타트업과 반려견 복제도 지속

줄기세포 연구와 관련 논문조작으로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황우석 박사가 중동으로 옮겨 10월부터 동물 복제 사업을 새로 시작한다. 이번에는 반려견뿐만 아니라 낙타와 종마 복제 사업에 도전한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황 박사는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에 아부다비 생명공학연구원을 차려 10월부터 전 세계를 상대로 반려견과 낙타, 종마 복제 사업을 진행한다. 관계자는 "아부다비는 동물 복제를 국가 전략 사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황 박사를 적극 지원하고 있다"며 "중동지역 대상의 반려견 복제 사업은 이미 하고 있으며 10월부터 전 세계를 상대로 사업을 확대해 낙타, 종마 복제도 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국내 대상의 반려견 복제 사업은 국내 스타트업과 손잡고 이어갈 예정이다. 관계자는 "국내 스타트업이 반려견 복제 의뢰를 받아 전달하면 아부다비 생명공학연구원에서 복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아부다비, 고가의 종마와 낙타 복제 사업 전략적 육성

아부다비 정부에서 동물 복제를 국가 사업으로 추진하는 이유는 반려견 복제 비용이 마리당 10만 달러를 웃돌 만큼 고가이기 때문이다. 낙타와 종마는 복제 가격이 반려견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올라간다.

낙타는 중동 지역에서 군용 및 스포츠용으로도 쓰이며 가격이 수억 원대를 호가하는 귀한 재산이다. 그래서 중동 부자들은 우수한 낙타 사육과 번식에 공을 들이고 있다. 주로 경주마 번식에 쓰이는 종마는 우수 품종이 수백 억원을 호가한다. 따라서 낙타와 종마 소유주들에게 복제는 또 다른 사업 기회가 될 수 있다. 관계자는 "황 박사가 낙타와 종마의 시험 복제도 성공해 사업화를 앞두고 있다"고 덧붙였다.

황 박사가 중동에 둥지를 튼 것은 2016년 아랍에미리트의 공주 겸 푸자이라 지역의 왕세자빈 라피타 알 막툼의 죽은 반려견을 복제해 준 것이 계기가 됐다. 이후 황 박사가 수차례 중동 지역 고객들의 반려견을 복제해 주면서 중동 사업 계획이 무르익었다.

카다피도 투자 추진, 한때 매머드 복제도 시도

이보다 앞서 황 박사는 2011년 리비아의 독재자였던 카다피 전 국가원수에게서 같은 이유로 투자 제의를 받았다. 카다피의 아들 무아타심이 바이오 산업 육성을 위해 황 박사에게 5,000억 원을 단계적으로 투자하려 했으나 반정부 시위로 정부가 무너져 일부만 투자한 상태에서 무산됐다.

이후 황 박사는 미국이 파키스탄에서 진행한 테러단체 알카에다의 지도자 오사마 빈 라덴을 급습해 사살한 작전에서 활약한 미국 군견을 사후 복제하면서 중동 러시아 중국 등의 주목을 받았다. 또 911 테러 당시 생존자 구출에 나섰던 구조견과 2018년 미국의 유명 가수 바브라 스트라이샌드의 반려견도 황 박사가 복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만큼 독보적 동물 복제 실력을 인정받은 황 박사는 2018년까지 1,000마리가 넘는 반려견을 복제했다. 생명공학 기술이 앞선 미국도 2016년까지 개 복제에 성공하지 못했다.

이를 눈여겨 본 러시아는 시베리아에서 얼어붙은 채 발견된 매머드 복제를 황 박사에게 의뢰했다. 당시 황 박사는 영화 '쥬라기 공원'처럼 매머드를 되살리는 일로 명예회복을 꾀했다. 지인들에 따르면 황 박사는 매머드의 체세포를 복제해 암컷 코끼리에 수정하는 방법으로 매머드를 복제해 기증하려 했으나 매머드 조직이 손상돼 현실화하지 못했다.

황 박사는 2020년 이후 중동에 머물고 있다. 그는 2004년 세계 최초로 인간 배아줄기세포를 배양 추출했다고 발표한 논문이 조작으로 드러나 교수로 일하던 서울대에서 파면됐다. 그는 탁월한 동물 복제 실력에도 불구하고 학자의 양심을 저버린 행위로 국내에 더 이상 설 땅이 없게 되자 한국을 떠났다.

그가 반려견 복제와 줄기세포 연구를 위해 서울 오류동에서 운영하던 수암생명공학연구원과 에이치바이온이라는 두 회사도 문을 닫았다. 두 업체의 연구 인력 일부는 황 박사의 중동업체로 옮겼다. 현재 수암생명공학연구원 부지는 SK디앤디에서 매입해 역세권 청년 임대주택을 짓기 위해 공사 중이다.

최연진 IT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