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당국이 코로나19 후유증 중 심혈관계 질환에 대한 백신 효과를 일부 입증하며 4차 접종을 당부했다. 그러나 하반기 재유행에 대한 대응책으로는 개인 스스로 감염을 조심하라는 '자율 방역'만 되풀이하는 수준에 그쳤다.
질병관리청과 국민건강보험공단은 26일 '예방접종에 따른 코로나19 감염 후 심혈관계 질환 발생 위험도에 대한 분석 연구' 결과를 공개했다. 코로나19 관련 빅데이터 정보를 활용한 민관 공동연구로, 2020년 7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국내에서 감염된 성인 23만여 명을 대상으로 조사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백신 2차 접종군은 미접종군에 비해 감염 후 심혈관계 질환에 걸릴 위험이 절반 정도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2차 접종군의 감염 후 급성심근경색 발생 위험은 미접종군보다 52% 낮았다. 허혈성뇌경색 발생 위험은 60% 낮았다.
조사 대상 확진자 중 미접종군이 2차 접종군보다 젊고 기저질환 유병률이 낮았다. 연구진은 이에 대해 성별과 연령, 기저질환, 과거 위험력, 위중증 여부 등을 보정해 분석했다고 설명했다.
질병청은 백신 접종의 중요성을 입증한 결과라고 강조했다. 국가 단위 연구에서 백신의 코로나19 후유증 발생 감소 효과가 확인됐다며 의미를 부여했다. 백경란 질병청장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빅데이터 기반 연구로 예방접종 효과를 신뢰할 만한 근거가 마련됐다"며 "접종 권고 기준에 맞춰 기본 접종이나 추가 접종을 받아달라"고 말했다.
다만 다른 후유증 질환에 대한 분석은 "연말쯤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영준 중앙방역대책본부 역학조사팀장은 "심혈관계 질환 외 다른 질환의 발생 현황을 보기 위한 분석도 진행 중"이라며 "아직 질환을 특정하지 않았지만, 연말쯤 관련 결과가 나오면 발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질병청은 이날 대한의사협회와 함께 '하반기 재유행 극복을 위한 공동 입장문'도 발표했다. 그러나 자발적 거리두기와 마스크 착용 등 개인 방역 수칙을 철저히 지켜달라고 당부한 수준이었다. △불필요한 외출·만남 줄이기 △대규모 행사·밀폐 시설 방문 자제 △모임 시간 최소화 △마스크 착용 및 손 씻기 △확진 시 격리 의무 준수 등이다. 이필수 의협 회장은 "일상회복을 지속하는 것이 중요한 시점으로 적극적인 일상 방역 실천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백 청장은 앞서 19일 '국가 주도 방역은 지속가능하지 못하다'라고 발언한 것에 대해 "오해를 일으킨 부분이 있다"고 해명했다. 그는 "모임 시간·인원 제한 같은 통제 중심의 정부 주도 방역은 지속성이 없다는 의미였는데 전달이 부족했다"며 "국민이 2년 반 동안 경험으로 취득한 지혜를 갖고 적극적으로 참여하시는 게 일상회복에 도움이 된다는 의미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