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켄타우로스'로 불리는 오미크론 하위 변이 BA.2.75의 지역사회 확산을 공식화했다. 누적 감염자도 3명으로 늘었다. BA.2.75는 기존 면역을 회피하는 데다 전파력도 가장 센 만큼 확진자 규모가 더 커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정부는 이에 코로나19 백신 4차 접종에 총력을 기울이기로 했다. 또 확진자 급증에 대비해 감기약 수습 관리도 강화할 방침이다.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는 22일 "국내에 BA.2.75 감염 환자 1명이 추가로 확인됐고 현재 역학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추가된 BA.2.75 확진자는 인천 거주 50대로 3차 접종까지 완료했고, 18일 증상이 나타나 19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상태는 경증으로, 현재 재택치료 중이다. 방대본은 다만 "이번 확진자의 경우 앞선 감염 사례 2건과의 역학적 관련성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최근 해외 방문 이력이 없는 국내 감염 사례이며 1명과 밀접 접촉한 것으로 확인됐다. 추가 감염 사례가 나올 수 있다는 의미다.
국내에서 BA.2.75 감염이 처음 확인된 건 지난 14일로, 인천에 거주하는 60대였다. 이 확진자도 해외여행력이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두 번째 사례는 충북 청주에 사는 외국인으로, 이달 5일 인도에서 입국해 이틀 뒤 확진 판정을 받았다.
정부 역시 BA.2.75가 지역사회에 퍼지고 있다고 인정했다. BA.2.75의 점유율 추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이미 지역사회에서 감염이 확인됐고, 지역사회를 중심으로 서서히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BA.2.75가 확진자 규모를 더 키울 수 있다고 우려한다. 정부는 앞서 6차 대유행 정점 규모를 30만 명으로 예측했는데, 이보다 더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BA.2.75 확산 추이를 더 지켜봐야 한다고 전제하면서도 "3, 4월 오미크론 대유행 때 BA.1과 BA.2가 같이 퍼졌는데 BA.2가 BA.1을 밀어내면서 확진자가 60만 명까지 폭증했다"며 "BA.2.75가 BA.5를 밀어내 우세종이 되면 확진자는 급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에 중증화·사망 위험을 낮추기 위한 백신 4차 접종 유도책을 추가로 내놨다. 중앙 차원의 접종 권고 메시지가 먹히지 않자 '지역사회 내 독려' 방안을 꺼냈다. 손 반장은 "현재 지방자치단체별로 여러 방안을 만들어 실시하고 있다. 반상회보나 아파트·마을 방송을 통해 계속 홍보하고 있다"며 "장애인·노숙인 시설은 보건소별로 방문접종팀을 구성해 찾아가 접종하고 있다"고 말했다.
백신 이상반응으로 고생하는 환자나 사망자 유가족을 위한 심리적 안정과 일상회복도 지원한다. 이날부터 전국 260개 정신건강복지센터와 5개 국가·권역 트라우마센터에서 정신건강 정보와 심리상담 서비스가 제공된다.
감기약 수급도 신경 써 관리할 방침이다. 제약사가 감기약 증산을 이유로 주52시간 초과 근무 허용을 요청하면 신속히 처리하기로 했다. 입원 환자 증가에 대비해 일반병실에 입원한 코로나19 환자에 대한 의료수가도 즉시 지원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