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가 최근 전기차용 배터리로 주목을 받으며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는 원통형 배터리 생산 공장을 말레이시아에 짓는다.
삼성SDI는 21일 말레이시아 세렘반에서 최첨단 생산 시설을 갖춘 '배터리 2공장' 기공식을 열었다. 이날 2공장 기공식에는 최윤호 삼성SDI 대표이사 사장, 다토 스리 하지 아미누딘 빈 하룬 느그리 슴빌란 주지사, 이치범 주 말레이시아 한국 대사 등이 참석했다.
다토 스리 하지 아미누딘 빈 하룬 주지사는 "이번 삼성SDI의 전기차 배터리 생산시설 투자는 스름반시 내 청년 일자리를 꾸준히 만들어 내고 현지 기업들에 더 많은 기회를 열어줄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SDI 말레이시아 배터리 2공장은 2024년부터 삼성SDI의 원통형 배터리 '프라이맥스 21700'(지름 21㎜·높이 70㎜)를 생산할 예정이다. 삼성SDI는 1조7,000억 원을 투입, 2024년에 1차로, 2025년 최종 완공한다는 계획이다. 2공장에서 생산된 배터리는 전동 공구를 비롯해 마이크로 모빌리티, 전기 자동차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에 쓰일 예정이다.
1991년 설립된 말레이시아 법인은 삼성SDI 최초의 해외법인으로, 초기 브라운관 제조 거점을 거쳐 2012년부터 배터리 생산을 시작했다. 삼성SDI가 말레이시아에 신공장을 건설하는 것은 최근 크게 늘어나고 있는 원형 배터리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다.
에너지 시장조사기관인 블룸버그뉴에너지파이낸스(BNEF)에 따르면 전체 자동차 시장의 전기차 점유율은 2025년 10%에서 2030년 28%, 2040년에는 58%로 빠르게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동시에 원통형 배터리 세계 시장 수요는 올해 약 102억 셀에서 2027년 151억 셀로, 연평균 8%의 시장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테슬라뿐만 아니라 리비안, 루시드 모터스 등 전기차 스타트업과 볼보, BMW, 재규어, 랜드로버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도 원통형 배터리를 사용할 계획이다.
최 사장은 "오늘 기공식은 2030년 글로벌 초일류(톱티어)라는 우리의 비전을 달성하기 위한 출발점이 될 것"이라며 "2공장의 성공적인 건설과 조기 안정화를 통해 말레이시아 법인을 전 세계 배터리 산업의 중심으로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