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희열 '스케치북' 13년 만에 하차... "표절 의혹 동의하기 어려운 부분도"

입력
2022.07.18 15:32
18일 입장 발표

가수 겸 작곡가 유희열이 KBS2 간판 음악프로그램 '유희열의 스케치북'을 19일 떠난다. 2009년부터 이 프로그램을 진행한 뒤 약 13년 만의 하차다. 이번 결정은 유희열의 음악을 둘러싼 표절 논란의 여파로 풀이된다.

18일 소속사 안테나에 따르면 유희열은 19일 '유희열의 스케치북' 마지막 녹화를 진행한다. 유희열은 이날 소속사를 통해 "우선 긴 시간 동안 저와 관련한 논란으로 피로감을 안겨드려 다시 한번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전한다"면서 "제 방송 활동에 대한 결정은 함께하고 있는 제작진을 비롯한 많은 분들에게 준비할 시간이 필요했던 부분인 만큼 늦어진 점 너그러운 이해를 부탁드린다"고 하차 이유를 밝혔다.

유희열은 최근 잇따른 표절 의혹으로 홍역을 치르고 있다. '아주 사적인 밤'이 일본 음악가 사카모토 류이치의 '아쿠아'와 유사하다는 점을 인정한 뒤에도 그가 작곡하고 성시경이 부른 '해피 버스데이 투 유'를 비롯해 '내가 켜지는 시간' 등에 대한 표절 논란이 지속했다.

유희열은 "그동안 쏟아졌던 수많은 상황을 보며 제 자신을 처음부터 다시 돌아보게 됐다"면서 "지난 시간을 부정당한 것 같다는 이야기가 가장 가슴 아프게 다가왔다. 상실감이 얼마나 크실지 감히 헤아리지 못할 정도"라고 표절 논란에 대한 심경을 고백했다. 그러면서도 그의 여러 음악을 대상으로 제기된 표절 의혹에 대해선 "동의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선을 그었다.

유희열의 '유희열 스케치북' 하차 입장 전문
안녕하세요 유희열입니다. 우선 긴 시간 동안 저와 관련한 논란으로 피로감을 안겨드려 다시 한번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전합니다. 저의 방송 활동에 대한 결정은 함께하고 있는 제작진을 비롯한 많은 분들에게 준비할 시간이 필요했던 부분인 만큼 늦어진 점 너그러운 이해를 부탁드립니다. 그동안 쏟아졌던 수많은 상황을 보며 제 자신을 처음부터 다시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지난 시간을 부정당한 것 같다는 이야기가 가장 가슴 아프게 다가왔습니다. 상실감이 얼마나 크실지 감히 헤아리지 못할 정도입니다. 저는 지금 제기되는 표절 의혹에 동의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습니다. 올라오는 상당수의 의혹은 각자의 견해이고 해석일 순 있으나 저로서는 받아들이기가 힘든 부분들입니다. 다만 이런 논란이 다시 생기지 않도록 제 자신을 더 엄격히 살피겠습니다. '유희열의 스케치북'은 600회를 끝으로 마무리하려고 합니다. 13년 3개월이라는 긴 시간 아껴주신 많은 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 인사를 올립니다. 끝까지 애써주신 제작진과 관계자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프로그램과 제작진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이번 주까지 마지막 녹화를 진행하려 합니다. 더 이상 피해가 가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 남은 책임을 다하겠습니다. 제가 지금 어디에 와 있는지 저의 남은 몫이 무엇인지 시간을 가지고 심사숙고하며 외면하지 않겠습니다. 음악을 아끼시는 많은 분들에게 심려를 끼쳐 다시 한번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마지막으로 긴 시간 부족한 저를 믿어주시고 아껴주셨던 모든 분들에게 머리 숙여 감사 인사를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양승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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