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경찰청이 해상에서 살인 등 강력범죄를 저지른 사람의 신상정보 공개와 관련한 지침을 마련했다. 지난 5월 부산 동백항에서 40대 남성이 보험금을 노리고 여동생을 살해하는 등 해상에서 강력범죄가 잇따르자 내놓은 방안이다.
18일 해경청에 따르면, 해경청 형사과는 해상 강력범죄자 얼굴과 이름, 나이 등 신상정보 공개 관련 지침을 마련해 내달부터 시행한다. 특정강력범죄의 처벌에 관한 특례법에 따르면 △범행수단이 잔인하고 중대한 피해가 발생한 특정강력범죄이고 △충분한 증거가 있으며 △국민의 알 권리 보장, 피의자 재범 방지, 범죄 예방 등 공익을 위해 필요하고 △청소년이 아닌 경우 피의자 신상정보를 공개할 수 있다.
해경청 관계자는 "과거에도 특례법에 따라 신상정보를 공개할 수 있었지만 세밀한 부분까지 규정한 지침이 없는 데다 공개할 만한 사건도 많지 않아 실제 이뤄진 적은 없었다"며 "그러나 최근 해상 강력범죄가 잇따라 발생하는 데다 사회적 분위기도 충분히 마련됐다고 보고 지침을 마련하게 됐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 5월 부산시 기장군 동백항에서 A(43)씨가 6억 원대 보험금을 노리고 뇌종양을 앓는 여동생(40)을 차량에 태운 뒤 바다에 빠뜨려 살해했다. 지난해 12월에는 충남 서산시 대산항에 정박한 컨테이너 운반선 조타실에서 베트남 국적 갑판장 B(23)씨가 근무 중인 중국 국적 선장(44)을 흉기로 찌르기도 했다.
해경청은 중부·서해·동해·남해·제주 등 5개 지방해경청에 신상정보 공개위원회를 설치하고 법·규정과 법률전문가 등 내외부 위원들 의견을 수렴해 신상 공개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해경청 관계자는 "범죄 예방과 국민의 알 권리, 피의자 인권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