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장 컨테이너 밑에서 새끼 지켜낸 엄마개 '모정이'

입력
2022.07.17 16:51
[가족이 되어주세요] <344> 9세 암컷 믹스견 모정이



8년 전 겨울 경기 양주시 한 공사장 컨테이너 밑에서 새끼 세 마리를 살뜰하게 키우던 엄마개가 있었습니다. 동물보호단체 팅커벨프로젝트 회원이 우연히 그곳을 지나다 공사장을 부지런히 돌아다니던 엄마개를 발견하고 뒤를 쫓았는데, 컨테이너 밑에서 새끼를 키우는 걸 목격한 겁니다.

먹을 것 하나 없고, 땅이 다 파헤쳐진 모래밭에서 강아지들은 천진난만하게 놀고 있었습니다. 공사장 관계자들이 다가오면 컨테이너 밑으로 숨고, 사람이 사라지면 밖으로 나오는 생활이 이어졌는데요. 시민은 엄마개와 강아지들이 가여워 먹을 것을 챙겨주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컨테이너가 허락된 것도 잠시. 시민은 공사업체로부터 조만간 컨테이너를 철거할 것이라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그나마 엄마개와 새끼들이 있을 공간마저 사라질 위기에 처한 겁니다. 시민은 팅커벨프로젝트에 도움을 요청했는데요.

현장에 출동한 활동가들은 다행히 강아지 세 마리는 쉽게 구조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눈치가 빠른 엄마개는 요리조리 피해 다녀 구조에 애를 먹었는데요. 강아지들이 잡혀 있으니 엄마개는 멀리 도망가지 못했고, 강아지 주위를 돌던 엄마개를 어렵게 구조했습니다.

황동열 팅커벨프로젝트 대표는 "강아지들에게는 일남이, 이순이, 삼순이라는 이름을, 엄마개에게는 공사장에서 새끼들을 지켜낸 모습이 뭉클해 모정이라는 이름을 지어줬다"고 했습니다. 다행히 강아지 삼남매는 차례로 가족을 만났습니다.

하지만 8년이 지난 지금 모정이(9세)만 가족을 만나지 못하고 팅커벨프로젝트 협력 위탁처에서 지내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경계심이 심했지만 사람과 지낸 지 8년이 지나면서 이제는 사람을 잘 따른다고 합니다.

사실 유기견, 구조견 가운데서도 품종견이 아닌 믹스견의 입양률은 낮습니다. 더욱이 나이가 들수록 입양 가능성도 낮아집니다. 하지만 황 대표는 믹스견이라고, 나이가 들었다고 모정이의 가족을 찾아주는 걸 포기할 수 없다고 합니다. 모정이 역시 다른 반려견과 똑같이 사랑받을 자격이 있어서입니다.

황 대표는 "구조 당시 한 살밖에 안 된 모정이가 이제 아홉 살이나 돼 안타깝다"며 "산책을 아주 좋아하는데 매일 해주지 못해 미안하다. 좋은 가족을 만나 사랑받고 산책하기를 바란다"고 말합니다. 똑똑하고 사람을 좋아하는 모정이와 함께 할 가족을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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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양 문의: 팅커벨프로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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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은경 애니로그랩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