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의★순간] '런치플레이션' 시대 12만 원짜리 식사로 화해한 윤핵관

입력
2022.07.15 21:00

편집자주

정치인 모두는 별의 순간을 찾아 달린다. 하지만 정치 현장에는 별의 별(★) 순간이 다 있다. 정치부 기자의 밥벌이는 찰나처럼 스쳐가는 별의 순간을 포착하는 일이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 겸 당대표 직무대행과 장제원 의원이 15일 오찬을 함께하며 불화설 진화에 나섰습니다. 경제·민생이 어려운데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으로 불리는 집권여당 실세들은 당권 다툼에만 골몰하고 있다는 비판을 의식했을 겁니다. 식사 후에도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위해 힘을 합치기로 했다"고 한목소리로 외친 것도 그래서죠.

두 사람의 오찬 장소는 국회가 있는 서여의도가 아니라 금융기관이 밀집한 동여의도에서 유명한 일식 요리점이었습니다. 그들이 선택한 메뉴는 '여름 스페셜 코스'로 인당 12만5,000원짜리. 권 대행이 밥값을 지불했고, 연간 할인권을 써서 25% 할인을 받았다고 하네요.

10만 원 내외의 식사. 상대를 특별히 대접하기 위해 만든 자리라면 감당할 수 있는 부담이라고 생각합니다. 월급쟁이들도 특별한 날에는 고급 식당을 찾아 기분을 내곤 하니까요.

그런데 요새 점심 한끼 비용이 1만 원을 훌쩍 넘기면서 서민과 직장인 사이에선 '런치플레이션'이란 신조어까지 등장한 걸 두 사람은 알고 있었을까요. 현장에서 줄줄이 나오는 정갈한 음식을 보고 있자니 점심마다 음식 가격을 살피던 제 모습과 오버랩되더군요.

실세 정치인의 언행은 하나하나가 정치적 메시지라고 말합니다. 당선인 시절 윤 대통령이 그랬던 것처럼, 두 여당 실세가 9,000원짜리 김치찌개 집을 찾았다면 어땠을까요. 가뜩이나 새 정부는 "파티는 끝났다"며 강도 높은 공공기관 지출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공무원 임금 동결을 추진하며 민간에도 임금 인상 최소화를 압박하고 있습니다.

국민은 '퍼펙트 스톰'이라며 비명을 지르는데 이날 화해 오찬은 태풍의 눈 속에 자리한 듯 너무나 평온해 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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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연 기자
김가윤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