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호 "박지현, 정치인 아닌데 자다 일어나서 당대표 됐다"

입력
2022.07.15 12:00
이재명 의원 측근 정성호 의원
"이재명, 민주당 위기에 전대 등판할 수밖에"
"97그룹 실체 없다...나이 말고 뭐가 다른가"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당대표 선거 출마가 유력한 이재명 의원과 가까운 정성호 의원이 15일 이재명 의원의 당대표 출마를 기정사실화하는 한편, 이 의원을 향한 공격을 방어하고 나섰다.

정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이 의원이 출마를 결심했다고 봐야 한다"면서 "그동안 많은 분들 만나서 대선, 지방선거 패배 원인도 많이 듣고, 본인이 어떤 책임을 져야 하는지, 당을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 많은 고민이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 의원을 향해 쏟아지는 대선과 지방선거 패배 책임론에 대해 "대선이나 지선 패배 책임이 어떻게 이재명한테만 있겠냐. (전당대회) 출마하지 않는 것이 책임지는 것만은 아니지 않겠냐"라고 밝혀 "오히려 정면으로 맞서서 그 문제를 해결하는 데 앞장서는 게 책임 있는 정치인의 모습"이라고 전대 출마를 정당화했다.

이 의원은 지난 지방선거와 함께 진행된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했을 때에도 대선 패배의 책임을 지기 위해 보궐선거에 출마한다는 비슷한 논리를 내세운 바 있다. 당시 이 의원은 "민주당의 상황과 지방선거의 어려움 또한 대선 패배에 따른 저의 책임이고, 이를 타개하는 것 역시 전적으로 저의 책임임을 통감한다"고 했다.

정 의원은 당이 위기에 직면했기 때문에 오히려 이 의원의 출마가 불가피하다는 논리도 폈다. 당대표 경쟁자인 강병원 의원이 "선동열 선수가 아무리 잘 던져도 매일 선발로 나오면 끔찍한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표현한 것을 향해 정 의원은 "마지막 게임에서 최고의 투수가 등판하지 않으면 패배하는데 어떻게 등판하지 않을 수 있겠나. 등판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박지현, 어느 날 자다 일어나서 당대표 됐다"


정 의원은 현재 이 의원을 향해 강력한 비판을 쏟아내고 있는 박지현 전 비상대책위원장을 향해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정 의원은 "그분은 원래 정치인이 아닌데, 어떻게 보면 어느 날 갑자기 자다 일어나서 제1야당의 당대표가 된 거 아니겠느냐"면서 "비상한 시기에서 비상한 방식으로 당대표와 비대위원장이 됐던 것이고, 지금은 민주당이 정상적으로 가고 있는 거 아니냐"고 주장했다.

다만 그는 한편으로 "우리 당과 지도부도 일련의 책임이 있다"면서 "어쨌든 비대위원장으로 박지현 위원장을 모셔왔으면 그분이 정치적으로 성장하고 당을 이해하고 정치를 이해할 수 있게 도와줬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의원의 책임이 있지 않느냐는 지적에도 "충분한 소통이 부족했던 것 같다"고 답했다.

정 의원은 이 의원과 당대표 선거에서 경쟁하고 나선 '97그룹'에 대해서도 "새롭기는 뭐가 새로운가. 나이 차이 말고는 없다"고 직격했다. 그는 "(97이) 86과 구분되는 무슨 실체가 있는지 상당히 의심스럽다"며 "86그룹들과 같이 정치를 해 왔고 그들과 정치행보를 같이해 왔는데, 과연 그 앞에 86그룹과 다른 비전과 가치를 제시해 왔는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이른바 '97그룹' 후보들을 향해 "'이재명과 다른 나는 이런 정치를 하겠다. 우리 앞세대 정치와 다른 주장하는 가치는 이렇다. 나는 민주당을 이렇게 바꾸겠다' 같은 얘기를 해야 하는데, 그전에 얘기하는 내용이 다 똑같다. 천편일률적인 혁신, 변화, 새로운 민주당 말하면서 그 실체적 내용은 하나도 없다"고 비판했다.

인현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