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275편 1초에 처리…삼성전자, 가장 빠른 그래픽 D램 내놓았다

입력
2022.07.14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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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업계 최고속도인 '24Gbps(초당기가비트) GDDR6 D램'을 새로 개발했다고 14일 밝혔다. 그래픽 D램은 PC와 노트북, 게임 콘솔 등 고도의 그래픽 처리 성능이 필요한 기기에서 그래픽처리장치(GPU)의 연산을 돕는 역할을 하는 메모리 반도체다.

24Gbps GDDR6 D램을 프리미엄급 그래픽 카드에 탑재할 경우 최대 초당 1.1테라바이트(TB)의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다. 이는 풀HD급 영화 275편을 1초 만에 처리할 수 있는 업계 최고 속도다. 이 제품은 극자외선(EUV) 노광 장비를 활용한 3세대 10나노급(1z) 공정을 기반으로 한다. 신기술인 '하이케이 메탈 게이트(HKMG)'를 적용해 기존 18Gbps GDDR6 D램 대비 동작 속도가 약 30% 이상 향상됐다. HKMG 기술은 전류가 새는 걸 막기 위해 금속 소재 신물질을 적용한 것이 특징이다.

삼성전자는 차세대 고성능 컴퓨팅(HPC), 전기차, 자율주행차 등 다양한 분야에서도 폭넓게 활용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제품을 통해 매년 두 자릿수 이상의 성장이 예상되는 고성능 그래픽 D램 시장에서 업계 1위 자리를 지키겠다는 목표도 밝혔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지난해 삼성전자의 그래픽 D램 매출은 25억8,700만 달러를 기록해 38.9%의 점유율로 마이크론(33.3%)·SK하이닉스(27.8%)를 제치고 1위에 올랐다.

이동기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상품기획팀 부사장은 "24Gbps GDDR6 D램은 이달 주요 고객사의 차세대 시스템에 들어가 검증이 시작될 예정"이라며 "삼성전자는 대용량 처리가 요구되는 컴퓨팅 시장 수요에 맞춰 제품을 적기에 상용화하고 이를 통해 차세대 그래픽 D램 시장을 지속 선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유환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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