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전기차로 완성된 렉서스의 컴팩트 아이콘 – 렉서스 UX 300e

입력
2022.06.30 07:40

렉서스 브랜드는 최근 SUV 라인업에 힘을 더하고 있다. 국내 시장에서도 이러한 기조는 고스란히 반영되어 ‘R.U.N(RX, UX, NX)’라는 슬로건으로 이어져 많은 이들의 이목을 끌고 있다.

이런 가운데 렉서스는 전동화 시대에 발을 맞추기 위해 보다 적극적인 태도로 새로운 차량들을 연이어 선보이고 있으며, 컴팩트 SUV 모델인 UX 역시 새롭게 다듬었다. 실제 가솔린, 그리고 하이브리드 SUV로 출시되었던 UX를 새롭게 다듬어 ‘순수한 전기차’인 UX 300e로 다듬은 것이다.

순수 전기차로 새롭게 거듭난 UX 300e는 과연 어떤 매력과 가치를 제시할까?

시승을 위해 준비된 UX 300e는 이름처럼 ‘컴팩트 SUV’ 모델인 UX을 기반으로 한 만큼 컴팩트한 체격을 제시한다.

실제 브랜드가 공개한 내용에 따르면 4,495mm의 전장과 각각 1,840mm 및 1,525mm의 전폭과 전고, 그리고 2,640mm의 휠베이스를 갖춰 기존의 UX와 ‘동일한 차량’이라는 걸 알린다. 대신 배터리 및 전기 모터 등이 더해진 만큼 공차중량은 1,830kg로 다소 무거운 것이 사실이다.

UX 고유의 매력을 이어가다

전기차로 태어난 UX 300e의 디자인은 기반이 되는 UX의 형태, 그리고 디자인이 고스란히 계승한다.

렉서스가 현재 판매 중인 SUV 중 가장 날렵하고, 낮게 그려진 특유의 실루엣으로 이목을 끌었던 UX의 디자인을 그대로 계승하고 있어 UX 300e 역시 시각적인 만족감, 그리고 보는 즐거움을 일으키는 것 같다.

예리하게 다듬어진 헤드라이트 유닛, 그리고 어느새 익숙해진 대담한 스핀들 그릴이 이목을 끈다. 여기에 보는 사람에 따라 SUV라기 보다는 차라리 해치백이라 평가를 해도 과언이 아닌 낮은 전고와 날렵한 실루엣 역시 인상적이다.

스포티한 스타일이 강조되면서도 SUV 고유의 감성을 강조하는 휠하우스, 클래딩 가드를 둘러 완성도 및 견고함을 강조했고, 새롭게 디자인된 알로이 휠이 만족감을 더한다. 참고로 도어 패널에는 ‘일렉트릭’ 레터링을 적용했다.

UX 300e의 후면에는 최신의 렉서스에 대한 단서를 남긴다. 하나로 길게 이어지는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를 통해 신선한 매력을 더한다. 이외에도 제법 스포티하게 다듬어진 후면 바디킷을 통해 보는 즐거움을 더한다.

드라이빙에 집중한 UX 300e의 공간

UX 300e의 실내 공간은 외형과 같이 ‘기존의 UX 디자인’을 고스란히 계승한다.

실제 UX 300e의 실내 공간은 운전자를 중심으로 구성한 대시보드와 센터페시아는 드라이빙과 개인에 집중하는 차량의 컨셉을 명확히 드러내는 부분이며, 아날로그 시계 및 여러 디테일 등을 채워 ‘작지만 만족스러운 공간’을 효과적으로 구현했다.

여기에 렉서스 고유의 싱글 클러스터 스타일의 계기판, 그리고 깔끔하게 다듬어진 스티어링 휠 등 주변 요소들 역시 만족감을 더한다.

디지털 클러스터의 깔끔한 그래픽 및 우수한 시인성의 매력, 그리고 와이드 디스플레이 패널과 센터터널에 자리한 리모트 컨트롤 패널 등이 더해져 차량이 가진 다양한 기능을 효과적으로 누릴 수 있도록 했다.

다만 기능적인 부분에서는 다소 부족함이 있고, 기존의 UX와 큰 차이가 없어 ‘차별화 포인트’가 부족하게 느껴졌다.

UX의 체격의 한계가 있는 만큼 실내 공간의 여유는 다소 아쉽게 느껴진다. 실제 1열 공간은 고급스럽고 세련된 시트가 마련되어 만족감을 높이고, 또 레그룸 역시 준수한 편이지만 ‘헤드룸’ 부분에서는 다소 아쉽게 느껴진다.

이어지는 2열 공간 역시 일반적인 체격의 탑승자가 타서 여유를 누리기엔 조금 아쉽다는 생각이 든다. 다행인 점은 2열 시트 역시 1열 시트와 같이 고급스럽게 다듬어져 ‘사용의 만족감’을 높인다.

적재 공간에 있어서도 아쉬움이 남는다. 실제 트렁크 게이트를 들어 올리면 다소 좁은 공간을 확인할 수 있다. 실제 SUV의 실용성을 기대하기엔 다소 아쉽게 느껴진다. 그래도 2열 시트를 상황에 따라 접을 수 있어 활용성을 높인다.

실용적인 패키지, 그리고 차데모

UX 300e의 핵심은 바로 ‘순수 전기차’로 거듭난 점에 있다.

실제 렉서스는 UX의 보닛을 비우고, 150kW의 전기 모터를 적용했다. 이를 환산하며 약 204마력과 30.6kg.m의 토크로 ‘실용적이고 만족스러운 움직임’을 구현한다. 더불어 54.35kWh 배터리를 통해 1회 충전 시 233km(복합 기준)의 주행 거리를 제공한다.

참고로 UX 300e의 공인 전비는 4.7km/kWh(도심 5.0km/kWh, 고속 4.3km/kWh)로 준수한 모습이다. 다만 급속 충전 규격이 차데모(CHAdeMO)라 사용의 편의성은 다소 아쉬울 것 같다.

보다 쾌적한 드라이빙을 제시하는 UX 300e

UX 300e를 충분히 둘러보고 본격적인 주행을 위해 도어를 열고 시트에 몸을 맡겼다.

작지만 안정적인, 그리고 드라이빙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는 요소들이 ‘차량의 만족감’을 더하는 것 같다. 더불어 ‘전기차’임에도 불구하고 렉서스가 기존의 차량, 그리고 UX에 적용했던 부품들을 대부분 활용했다. 덕분에 차량에 대한 익숙한 감성을 느낄 수 있었다.

다만 익숙함도 좋지만, 새로운 전기차인 만큼 ‘독특한 감성’ 혹은 ‘전용의 그래픽 요소’ 등이 있었으면 하는 바람도 생겼다.

앞서 설명한 것처럼 UX 300e의 보닛 아래에 자리한 150kW의 전기 모터는 약 204마력과 30.6kg.m의 토크를 낸다. 이러한 성능은 최근의 여러 ‘고성능 전기차’에 비한다면 아쉬울 수 있는 수치지만 일상의 도로를 달리기엔 충분한 성능이다.

실제 엑셀러레이터 페달을 밟으면 전기차 특유의 즉각적인 출력 전개를 바탕으로 기민한 움직임을 누릴 수 있다. 발진 가속, 추월 가속 그리고 고속 주행 등 주행 전반에 걸쳐 ‘부족함 없는 모습’을 꾸준히 제시했다.

또한 전기차의 ‘공통된 숙제’라 할 수 있는 고주파 음 역시 능숙히 억제한다. 귀를 기울이면 모터 작동 시의 소음이 들리긴 하지만 그 정도가 크지 않고, 차량 자체가 정숙한 편이라 주행을 이어가는 내내 아쉽지 않았다.

한편 스티어링 휠 뒤쪽에 자리한 패들시프트는 일반적인 자동차에 사용된 ‘수동 변속 기능’이 아닌 회생 제동의 정도를 조절하는 것으로 역할을 수정했다. 상황에 따라, 그리고 빠르게 회생 제동의 효과를 누릴 수 있었다.

더불어 ‘스포츠 모드’를 택할 때 추가적인 ‘효과음’을 제시한다. 타 사의 화려한 사운드와 달리 깔끔하고 명료해 ‘차량의 성격’을 잘 보여준다.

전기차로 거듭나기 전의 UX 역시 민첩하고, 일체감이 돋보이는 움직임으로 즐거움을 제시했다. 그리고 이번의 UX 300e 역시 ‘이러한 매력’을 고스란히 살렸다.

실제 UX 300e는 기존의 UX 보다 더욱 무거운 무게를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UX 고유의 ‘다루는 즐거움’ 그리고 민첩성을 누릴 수 있다. 조향 질감과 조향에 따른 차량의 반응, 움직임 등을 기민해 ‘다루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

기본적인 승차감이 ‘전통적 렉서스’에 비해 조금 단단하고, 일체된 반응을 강조하는 편이지만 전반적인 만족감은 우수하다. 게다가 이는 기존 UX에서도 확인할 수 있던 부분이라 큰 단점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여기에 최근의 렉서스가 보여주는 ‘부드러움과 역동성의 공존’을 능숙히 구현한다. 실제 시승이 펼쳐진 제주도의 산간 도로를 달리는 동안 운전자의 의도를 빠르게 반영하고, 생각보다 우수한 하체의 대응 능력을 바탕으로 ‘빠른 템포의 주행’을 보장했다.

아주 빠른, 그리고 강력한 주행은 아니지만 ‘운전자를 즐겁게 하기에 충분한 차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더불어 타이어 대신 고성능, ‘퍼포먼스 타이어’를 장착한다면 드라이빙 퍼포먼스를 더욱 높일 수 있으리라 생각됐다.

한편 UX 300e는 1회 충전 시 233km의 주행 거리를 제공해 ‘아쉬움’을 자아낸다. 그러나 UX 300e의 배터리 용량, 그리고 공인 전비 등을 감안한다면 실제 주행에서 더욱 길고, 여유로운 주행을 누릴 수 있을 것 같았다.

좋은점: 세련된 스타일, 우수한 드라이빙의 매력

아쉬운점: 다소 협소한 실내 공간, 부족한 주행 거리

만족스러운 드라이빙으로 이목을 끄는 UX 300e

렉서스의 첫 번째 전기차라 할 수 있는 UX 300e는 다소 ‘늦은 데뷔’를 한 차량이다.

더불어 여느 고성능 전기차들에 비해 다소 아쉬움이 느껴지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부족함 속에서도 확실한 매력을 갖고 있다. 실제 UX 고유의 매력적인 디자인, 그리고 협소할 수 있어도 고급스러움을 누릴 수 있는 공간, 그리고 만족스러운 드라이빙이라는 강점을 제시한다.

매력을 느낄 수 있다면 ‘더욱 큰 가치’를 제공할 UX 300e일 것이다.

모클 김학수 기자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 Copyright © Hankookilb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