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사내 성폭력 사건의 피해자를 지원하고 있는 포항여성회 김정희 회장이 지난 3년간 지속돼 온 성폭력 피해의 책임은 포스코의 조직 문화와 대응 부실에 있다고 지적했다.
김 회장은 28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성폭력은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조직 문제"라면서 "포스코는 조직 문화를 바꾸려는 노력을 했어야 한다. 가해자 엄벌하고 적법한 절차대로 재발 방지에 최선을 다하는 노력을 해야 하는데 그렇게 하지 않았기 때문에 (성폭력 사건이) 재발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피해자인 포스코 직원 A씨 증언에 따르면, A씨는 잦은 술자리 가운데 억지로 술을 마실 것을 종용받고 추행을 당했다가 지난해 12월 성희롱 가해자 B씨를 신고했다. 그러나 부서 내에서는 사내 감사부서인 정도경영실의 조사가 진행되는 동안 피해 내용을 짜맞춰 증언했고, 감봉 3개월 징계가 내려지자 A씨에게 따돌림을 가했다. 급기야 지난 5월 29일에는 회사가 제공하고 있는 같은 건물에 살던 선임 C씨가 A씨에게 성폭행을 가하기도 했다.
김 회장은 포스코의 부실한 대응(한국일보 6월 25일 자 보도)이 결과적으로 추가 피해를 유발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가해자를 이동시켜야 하는데 피해자를 이동시키는 불이익 조치를 했다가 3개월 만에 다시 같은 부서로 돌아왔다"는 점과 성범죄 교육을 진행해야 함에도 "실제로 교육도 안 했는데 교육한 것처럼 사인하도록 (직원들에게) 명단을 돌렸다"는 점을 들었다.
해당 부서가 여성 직원이 피해자 1명일 정도로 남성이 대부분인 포스코의 '남성 중심' 사내 문화도 문제 삼았다. 김 회장은 "음담패설을 마치 유머인 양 성희롱적인 발언을 하고, 남성이 바람을 피우는 것을 자랑스러운 일인 양 떠벌리고 다닌다고 한다"고 지적했다. 또 "더 많은 피해자가 있을 것이고, 공개할 수 없는 제보도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A씨는 지난 7일 B씨와 C씨를 비롯한 가해자 4명을 경찰에 고소했고 가해자들은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포스코는 현재 A씨의 분리조치를 완료했고 해당 부서장은 보직해임했다고 전했다. 경찰은 가해자 4명에 대한 조사를 마치는 대로 같은 부서의 다른 직원을 조사할 예정이며 고용노동부 포항지청도 직권 조사 및 조직문화 진단에 들어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