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줄어들면서 서울 지하철을 배경으로 한 촬영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지하철역과 전동차 등에서 진행된 촬영 지원 건수는 총 90건으로, 지난해 전체 건수(86건)를 벌써 넘어섰다. 서울 지하철 촬영 건수는 2019년 기준 336건에 달했지만, 코로나19 확산 이후 2020년 66건으로 급감했다.
공사는 2020년 2월부터 방역을 위해 촬영 지원을 중단했다가 지난해 10월부터 마스크 착용과 체온 확인 등 방역 조치를 조건으로 촬영 제한 조치를 전면 해제했다. 공사는 작년 대비 올해 촬영 건수가 두 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상반기 가장 많이 촬영된 곳은 6호선 녹사평역(7건)이다. 역사 내 에스컬레이터 길이만 23.6m로 다양한 연출이 가능하다. 식물과 전시물로 꾸며진 '지하예술정원'과 햇빛이 들어오는 천장 유리 돔도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영화나 드라마 출퇴근 장면에 자주 등장하는 6호선 월드컵경기장역(4건)과 2호선 성수역(3건)도 촬영 명소다.
'유령 승강장'으로 애용되는 역사도 있다. 2호선 신설동역에는 승객이 사용하지 않는 빈 승강장이 있다. 5호선 설계 당시 운행 구간에 포함돼 1974년 미리 지어놨으나 계획이 변경되면서 유휴공간이 됐다. 옛 지하철 역명판과 노란색 안전선이 그대로 남아 있다. 5호선 영등포시장역과 2·6호선 신당역에 남아 있는 유휴공간도 이색 촬영지로 꼽힌다.
지하철 시설물 촬영은 사전에 공사의 승인을 받아야 하며, 신청은 공사 홈페이지에서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