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세 통일부 장관은 21일 북한 리선권 통일전선부장과 언제 어디서든 대화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북한이 핵·미사일 위협을 이어가는 중에도 '대화가 유일한 해법'이라는 우리 정부의 입장은 변함없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권 장관은 이날 서울 삼청동 남북회담본부에서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를 열고 북한이 최근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5차 전원회의에서 단행한 대남·대외 인선을 거론하며 이처럼 말했다. 권 장관은 "우리 정부는 남북 간 모든 현안을 대화를 통해 풀어야 한다는 일관된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며 "통일부 장관으로서 언제 어디서든, 어떤 형식으로든 리 부장과 대화할 용의가 있다"고 강조했다.
권 장관이 리 부장을 언급한 것은 카운터파트를 콕 집어 '진지한 대화 의지가 있다'는 점을 부각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원래 통일부 장관의 북측 대화 창구는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위원장이지만, 북한은 지난해 조평통 폐지를 거론했고 현재 수장도 확인되지 않고 있다. 이에 권 장관은 리 부장을 카운터파트로 지목한 것으로 보인다. 통일부 고위당국자는 "북한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병을 처음 밝혔을 때 방역 협의를 위해 당시 통전부장에게 만남을 제안하려 했던 것과 마찬가지로, 당국자끼리 만나 핵이든 보건이든 모든 문제를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하자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물론 북한 7차 핵실험 위협에 대한 경고 메시지도 빼놓지 않았다. 권 장관은 "북한이 핵 관련 기술 진전은 이룰 수 있을지 모르나, 자신의 안보력 약화와 경제 위기로 귀결될 것이란 점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핵실험 동향과 관련해선 "물리적 준비가 완료된 것 같다는 이야기는 이미 여러 부처에서 말씀드렸고 정치적 결단을 언제 강행할지는 아직 답을 드릴 수 없는 상황"이라며 "급작스레 진행될 수도 있고 내년 3월을 넘길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통일부는 이날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통일부 고위당국자는 북한에 진상조사 촉구 계획이 있는지와 관련해 "우선 최대한 내부 자료를 가지고 진상규명을 하고 그걸로 부족할 경우 북한에 (협조를) 요구할 필요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대화가 단절된 상황에서 지금 당장은 쉽지 않겠지만 유족들이 요구하는 현장 방문 등에 대해서도 적절한 방법으로 (북한에) 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탈북 어민 강제 북송 사건에 대한 진상규명 요구와 관련해서도 "수사기관의 요청이 있으면 충분히 협조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영토를 넘어온 이상 헌법상 우리 국민이고, 북한에 넘겼을 때 어부들이 받게 될 여러 피해를 생각한다면 당연히 우리가 받아들였어야 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