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은영 "촉법소년 연령 낮추는 것만큼 중요한 건..."

입력
2022.06.20 12:00
韓 쏘아올린 촉법소년 논쟁...국민 육아멘토 답변은
 "처벌 면제가 아니라 유예" 가르쳐 재범 방지가 중요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촉법소년 연령을 현재보다 낮추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오은영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는 20일 이에 대해 "사법적 처벌 제도와 아이들을 회복‧화해를 시키는 가치가 별개의 개념이라기보다는 조화를 이루어야 되는 개념"이라고 밝혔다. 촉법소년들이 저지른 강력범죄가 솜방망이 처벌로 끝나 국민적 공분을 사고 있지만, 이는 처벌이 면제된 게 아니라 '유예'된 것임을 가르쳐 재범을 막는 게 관련법 개정의 핵심이 돼야 한다는 설명이다.

오 박사는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인터뷰에서 진행자가 촉법소년 기준연령을 낮추는 방안과 관련해 묻자 "굉장히 중요하게, 조심스럽게 다뤄야 하는 문제"라며 이렇게 밝혔다.

오 박사는 우선 "아이들이 어리기 때문에 어른들이 지도하고 아이들을 보호해야 한다는 데에는 누구도 반대하는 분은 없을 것"이라며 "그런데 어린이들이 나쁜 짓을 해도 촉법소년이기 때문에 처벌받지 않는 것이 굉장히 크게 부각되면서 모두가 마음이 불편하고 굉장히 공분하는 것 같다"고 최근의 촉법소년 논쟁을 진단했다.

이어 "응보주의의 사법적 처벌 제도와 아이들을 회복시키고 화해시키는 사법제도에서 우리가 어떤 걸 택해야 되는냐라는 것인데, 사실 이 두 가지가 어떻게 보면 별개의 개념이라기보다는 조화를 이뤄야 하는 개념"이라고 강조했다.

오 박사는 "촉법소년 제도가 만들어진 배경에는 첫 번째, 아이들이란 것을 고려하고 두 번째는 아이들이 어리기 때문에, 반사회성이 아직 고정되지 않았기 때문에 얼마든지 교육과 교화로써 바뀔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라고 짚었다. "연령을 1년 낮춰도 결국 범죄율이 줄지 않더라"고도 덧붙였다.

그는 "통계를 보면 어린아이가 범죄를 저질러 평생에 걸쳐서 재범하는 비율은 6.8%밖에 안 된다고 한다. 나머지 90%는 결국 가정과 사회에서의 여러 가지 어려움 때문에 생겨나는 문제들"이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결국 아이들을 교화시키고 교육시키자는 입장은 90%를 보호하고 이 아이들을 재사회화시켜서, 사회 안에서 올바르게 살아가는 사람으로 만들어보자는 데 초점을 맞춘 것 같다"고 분석했다.

촉법소년 재범 방지 핵심은 "부모"

촉법소년 논쟁에서 방점은 '처벌'보다 '교화'로 인한 재범 방지에 두어야 하고, 이를 위해 촉법소년 부모의 역할이 법 개정만큼이나 주목받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오 박사는 "가장 중요한 건 촉법소년은 어른이 아이들을 제대로 교화시키고 지도한다는 것이기 때문에 촉법소년의 부모가 굉장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아이가 잘못한 거에 대해선 모든 부모나 어른은 분명하고 똑바르게 가르쳐줘야 한다. 촉법소년이라고 법을 어긴 게 죄가 없는 게 아니잖나. 어리니까 유예한다는 건데, 절대 아이들에게 이런 행동은 안 된다는 것을 똑바르게 가르치는 어른들의 자세와 부모들의 아주 분명한 인식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현행 촉법소년은 만 10세 이상~14세 미만의 형사미성년자를 말한다. 형사처벌을 받는 범죄소년(만 14세 이상 19세 미만)과 달리 소년법에 따라 보호처분만을 받는다. 촉법소년 범죄가 흉포화하고 관련 여론이 악화하면서 연령 기준 하향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때부터 논의됐다. 촉법소년 연령 기준이 70여 년 전에 만들어진 만큼 시대 변화에 맞춰 현실화해야 한다는 점도 이유로 꼽는다. 반면 반대 측에서는 청소년 전과자만 양산할 수 있다며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지난 8일 법무부 주례 간부 간담회에서 촉법소년 연령 기준을 현실화하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흉포화하는 소년 범죄로부터 국민을 보호하겠다는 취지"라며 "입법되더라도 소위 ‘강자’가 들어가는 강간이나 강도 등 흉포 범죄 위주로 형사처벌이 이뤄질 것"이라는 설명이다. 법무부는 14일 "촉법소년 기준을 현실화하는 법률 개정안을 신속히 마련하겠다"며 태스크포스(TF)를 꾸렸다.

이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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