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내 '미투' 운동을 이끌다 지난 2일 퇴임한 서지현 전 검사가 근황을 전했다. 미국 대사관으로부터 '수고 많았다'는 격려 편지를 받았다고 전한 서 전 검사는 "대한민국 정부에서는 미친X 취급을 받았다"며 검찰 조직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서 전 검사는 15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페이스북에 "미 대사관으로부터 편지 한 통을 받았다"며 이런 내용을 전했다. 그는 "감사하다는 문구를 보니 괜히 울컥해진다"며 "한국 정부에서는 (정권을 막론하고) 미친X 취급을 받고, (검찰의 음해를 믿고) '지 정치하려고 그러는 거라는데 우리가 왜 도와주냐'는 소리만 들었다"면서 섭섭함을 드러냈다.
헨리 해거드 주미대사관 정무공사참사관은 12일 서 전 검사에게 보낸 편지에서 "검사님께서 몸담고 계시던 곳을 떠난다는 소식을 접하며 인사드린다. 지난 몇 년간 주한미국대사관의 여성 인권 이슈에 대해 검사님의 관심과 지지를 받은 저희로서는 더더욱 아쉬움이 남는다"며 "검사님과 함께한 시간들은 저희에게는 큰 행운"이라고 감사를 표했다.
서 전 검사는 퇴임 후 부모님 산소에 찾아가 "한참을 울었다"며 "(자신이 당한 보복인사가) 직권남용이 아니라는 형사판결과, 손해배상을 인정하지 않은 민사판결, '피해자 코스프레한다'며 피해를 미끼로 인사요구를 한 것처럼 허위 글을 게시하고 허위 기자회견을 한 자들에 대한 잇단 무혐의 결정, 그들 및 공범들의 보란 듯한 승진... 무엇이 변한 걸까"라고 되물었다.
그는 "성폭력과 그 이후의 N차 가해로 고통받는 피해자들에게 위안과 선례를 남겨 주고 싶었다"며 "2022년의 대한민국에서 이 정도의 당연한 선언도 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여전히 피해자를 외면하고 비난하고 가해자를 감싸고 비호하고 있는 현실이, 믿기지 않는다"고 글을 마쳤다.
서 전 검사는 지난 2018년 Jtbc 인터뷰에서 8년 전 안태근 전 법무부 검찰국장(검사장)에게 당한 성추행 사실을 알려 파장을 불렀다. 이후 재작년 법무부에 파견돼 양성 평등정책 특별자문관, 디지털성범죄특별대응TF 대외협력팀장 등을 맡았다. 새 정부 출범 후 원소속 검찰청인 수원지검 성남지청으로 복귀하라는 통보를 받고 지난달 사직서를 제출, 이달 2일 퇴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