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가 8년 전 러시아에 강제 병합된 크림반도를 되찾겠다고 선언했다. 영토를 수호하기 위해서는 무기가 더 필요하다며 서방에 신속한 지원도 요청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발표한 영상 성명에서 크림반도 도시인 “얄타, 수다크, 잔코이, 예우파토리야에 우크라이나 국기가 휘날릴 것”이라며 “당연히 우리가 크림반도를 해방할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에 영토를 내주고 전쟁을 끝내야 한다는 국제사회 일부 여론에 거부 의사를 재차 밝힌 셈이다.
러시아는 2014년 우크라이나 정치 혼란기를 틈타 러시아계 주민들을 보호하겠다는 명분으로 군사력을 동원해 크림반도를 병합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크림반도를 돌려받아야 한다고 꾸준히 주장해 왔으나 이번 전쟁에서 군사적 목표로 명시한 것은 처음이라고 dpa통신은 분석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군은 최근 동부 돈바스 전투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돈바스 요충지이자 최대 격전지인 루한스크주(州) 세베로도네츠크에선 러시아군에 밀려나 영토 3분의 2가량을 빼앗겼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사상자 수가 너무나 많아 두렵다”고 토로하면서 “러시아군의 압도적인 악랄함을 마주하고 있지만 더욱 전진해서 우리 영토를 해방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서방 국가에 무기 지원을 서둘러 달라고 거듭 호소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독일 공영방송 ZDF 인터뷰에서도 무기 지원에 수동적인 독일 정부를 압박했다. 그는 “독일의 무기 수송이 다른 이웃 국가들보다 늦은 것은 사실”이라며 “독일이 러시아가 아닌 우크라이나를 지지한다는 점을 더 명확히 해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