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20대 여성 4명이 남성들에게 성추행과 집단 구타를 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폭행 모습이 담긴 동영상이 온라인상에서 확산돼 비난 여론이 들끓자 당국이 '천둥폭풍'이라는 이름의 대대적인 범죄 소탕 작전에 나섰다.
13일 펑파이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지난 10일 새벽 2시 40분쯤 허베이성 탕산시의 한 식당에서 남성 7명이 식사를 하던 여성 4명을 무자비하게 폭행했다. 당시 상황을 담은 동영상을 보면, 식당을 방문한 한 남성이 식사를 하고 있던 한 여성의 등을 만졌고, 여성은 남성의 손을 뿌리쳤다. 남성은 연이어 여성의 얼굴을 만지려 했고, 여성이 거부하자 여성의 뺨을 때리고 주먹을 휘둘렀다.
피해자와 일행인 다른 여성이 병을 던지며 방어했고, 식당 밖에서 지켜보던 남성들이 식당으로 우르르 들어가 의자 등 물건들을 던지며 여성들을 무차별 폭행했다. 남성들은 여성들을 식당 밖으로 끌고 나가 바닥에 넘어뜨린 뒤 발로 찼고, 이 같은 폭행은 4분 넘게 이어졌다.
중국 공안은 사건 발생 하루 만인 11일 폭행에 가담한 남성 7명을 포함한 용의자 9명을 모두 검거했다. 이 중 5명은 전과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영상은 중국 최대 포털 사이트인 바이두에서 최소 6,000만 회의 조회수를 기록하는 등 급격히 퍼졌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여성에 대한 폭력이 난무하는 사회에서 일어난 사건이다", "정부가 약자인 여성에 대한 억압을 외면하고 있다"는 비난이 쏟아졌다. 중국여성일보는 논평을 내고 "여성의 권리와 이익이 심각하게 침해되는 경우 무관용의 원칙을 적용해 처벌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로이터통신은 "이번 사건은 '쇠사슬 여성 사건'에 이어 중국에서 벌어진 여성에 대한 폭력 사건"이라며 두 사건을 연관 지어 보도했다. '쇠사슬 여성 사건'은 인신매매 조직에 납치된 한 여성이 장쑤성에서 쇠사슬에 묶인 채 살고 있는 모습이 지난 2월 공개되며 국제 사회에 충격을 안긴 사건이다. "인신매매는 없었다"는 당초 수사 당국 발표와 달리 인신매매 범행이 확인되며 중국 정부에 대한 국제사회의 공분을 낳았다.
탕산시는 뒤늦게 "지역 범죄 소탕을 위한 '천둥폭풍 특별 작전'을 전개하겠다"고 12일 밝혔다. 특별 작전은 탕산시장이 직접 지휘하며 조직폭력, 성범죄, 도박, 마약 판매, 사이버 범죄 행위 등 사실상 모든 강력 범죄가 단속 대상이다. 탕산시는 "앞으로 보름간 시내 주요 장소에 고위 경찰을 배치하고 전방위적 순찰 시스템을 구축해 범죄 행위를 예방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