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2월, 중국 상하이에서 경험한 어학연수 입문 과정은 20대 중반의 강모(경기 안양)씨에겐 아직도 끔찍한 악몽으로 남아있다. 당장, 까다로운 입국 절차에서부터 출혈이 요구됐다. 중국 대사관이 지정한 국내 병원에서 2번의 핵산 검사와 1번의 항체 테스트에 들어간 돈만 26만 원. 하지만 이는 시작에 불과했다. 중국에 도착해 무작위로 배정된 호텔에서의 3주 격리 비용엔 230만 원이 필요했다. 모두 자비 부담이다. 격리 이후에도 고생길은 이어졌다. 예상치 못한 상하이 봉쇄 정책이 기다리고 있어서다. 택배나 배달은 다른 나라 얘기였고 매일 검사도 받아야 했다. 그나마 기숙사에 입주했던 강씨의 형편은 나았지만 호텔에 머물러야 했던 유학생들은 가지고 온 라면이나 즉석 식품으로 끼니를 해결해야 했다는 게 그의 귀띔이다. 그는 "봉쇄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몰라서 불안했다"며 "현지를 경험하기 위해서 중국에 갔는데, 갇혀 있기만 하다 보니 스트레스만 받았다"고 토로했다. 그는 결국, 3개월 만에 조기 귀국을 택해야만 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후폭풍이 중국 유학생들을 가시밭길로 안내하고 있다. 입국 초반부터 까다로운 절차를 통과해야 하는 데다, 이 과정에서 부담해야 할 비용도 만만치 않게 계산되면서다. 현 시점에도 중국 내 상황 변화는 미미하다. 서울시 내 소재의 한 유학원 관계자는 "지금도 중국에 들어가기 위해선 2개월 이상의 격리 기간이 필요하다"며 "이 기간 동안 들어갈 호텔비가 유학 비용하고 맞먹는데 누가 가려고 하겠느냐"고 현재 중국의 유학 환경을 전했다.
그도 그럴 것이, 중국 내 스며든 코로나19 여파는 여전히 심각하다. 코로나19 확진자 '제로(0)' 선언과 함께 적용시켰던 중국 상하이를 포함한 현지 주요 대도시의 봉쇄령이 지난 1일 확진자 감소 추세에 힘입어 해제됐지만 아직까지 곳곳에 남겨진 여진은 상당하다. 실제 학교나 편의시설 곳곳의 까다로운 방역 정책은 아직도 유지 중인 가운데 일부 지역에선 코로나19 확진자의 확산세로 재봉쇄에 돌입했다. 중국 우한에서 생활 중인 유학생 최모(22)씨는 "코로나19가 처음 발생한 우한 지역의 봉쇄 정책은 완만해진 편이다"라면서도 "여전히 한 달 넘게 격리해야 한다"고 토로했다.
외출에도 제약은 따라온다. 대중교통 이용이나 마트와 공공시설을 방문할 경우, '건강마(건강코드)'로 알려진 별도 확인서 지참은 기본이다. 이 확인서는 3일에 1번꼴로 핵산 검사를 받아야만 주어진다. 숙소 체크인이나 지역 간 이동 시엔 '싱청마(행적코드)'로 불리는 증명서(최근 14일간 이동 기록)도 보여줘야 한다. 연고도 없이 제한된 지원으로 버텨야만 하는 중국 유학생들에겐 최악의 현지 분위기인 셈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중국 유학 계획을 취소하는 경우도 감지된다. 대전 중구에서 중국 유학을 준비했던 길모(22)씨는 "먼저 유학을 떠난 친구들로부터 열악한 현지 상황을 전해 듣고 유학 일정을 아예 포기했다"고 말했다.
이런 분위기는 객관적인 수치에서도 확인된다. 최근 교육부에서 발표한 '2021년 국외 고등교육기관 내 한국인 중국 유학생 통계'에 따르면 2019년 5만600명에서 2021년엔 2만6,949명으로 급감했다.
한 중국유학원 관계자는 "중국 내 봉쇄 정책 이후, 체감적인 유학생 수 감소는 이전에 비해 70~80% 수준인 것 같다"며 "봉쇄와 관련한 현지의 불안정한 상황과 격리 등에 대한 부담으로 당분간 중국 유학길은 한가할 것 같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