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부터 위축되고 있는 주택소비심리가 쉽사리 고개를 들지 못하고 있다. 새 정부에서도 유동성 관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돈줄이 마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6일 KB부동산의 월간주택가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주택 매수우위지수는 전월보다 4.8 떨어진 46.6이다. 지난해 8월 114.8로 고점을 찍은 이후 하락세를 이어가면서 2019년 9월(43.1) 이후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이 지수는 0~200 사이에서 100 미만이면 매수자보다 매도자가 더 많다는 의미다.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도 고꾸라졌다. 지난달 매매가격전망지수는 90.9로 하락하면서 △2월 86.7 △3월 94.0 △4월 95.4의 짧은 상승세를 끝냈다. 이 지수는 전국 4,000여 개 중개업소를 대상으로 3개월 뒤 아파트 가격에 대한 전망을 물어 산출한 지표로, 100을 넘겨야 '상승' 기대가 크다고 본다.
강화된 대출 규제와 금리 인상 우려로 매수자들의 자금 조달 부담이 지속되고 있는 영향이 크다. 정부는 지난달 30일 민생안정대책을 통해 청년층과 생애 최초 주택구입자의 대출 지원을 부분적으로 확대한다고 밝혔지만, 서울과 같은 규제 지역에서는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반응이 우세했다. 한국은행은 4월에 이어 지난달에도 두 달 연속 0.25%포인트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반면 다주택 집주인들은 서서히 매물을 내놓고 있다. 하방 압력이 커지고 있는 현 시점이 '집값 꼭짓점'이라는 인식과 함께, 정부의 양도소득세 한시 완화 조치 등으로 세금 부담도 줄어서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이날 전국 아파트 매물은 지난달 31일 대비 0.15% 증가했다. 폭은 미미하지만, 통상 보유세 기산일(6월 1일) 이후에는 매물을 거둬들이는 점을 감안하면 매도심리가 회복되고 있는 징조로 볼 수 있다.
업계에서는 매수심리 위축이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전망한다. 우병탁 신한은행 WM컨설팅센터 부동산팀장은 "전월세시장의 계약갱신청구권 2주년이 되는 7, 8월 매수심리가 일부 살아날 수는 있다"면서도 "시장 전반적으로 금리가 계속 인상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크기 때문에 하반기까지는 거래량이 지금처럼 지지부진한 상태에서 소폭 상승하는 수준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