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은 3일 조상준(52) 전 대검찰청 형사부장을 국가정보원 기획조정실장으로 임명했다. 국무총리 비서실장엔 박성근(55) 전 서울고검 차장검사를 발탁하는 등 차관급 인사에 대한 추가 인선도 단행했다.
국정원의 조직 관리와 예산을 총괄하는 핵심 보직을 맡은 조상준 기획조정실장은 한동훈 법무부 장관과 함께 '윤 대통령의 최측근' 인사다. 조 실장은 서울대 법대 졸업 후 사법시험에 합격(사법연수원 26기) 1999년 검사로 임관했다. 2006년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에서 '론스타 헐값 매각' 사건 수사를 하면서 윤 대통령과 인연을 맺었다.
윤 대통령이 2019년 7월 당시 검찰총장으로 취임한 직후 조 실장은 대검 형사부장(검사장)으로 승진했고,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일가 수사 때 윤 대통령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했다. 윤 대통령이 당시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갈등을 겪던 2020년 7월에 검찰을 떠났다. 이후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김건희 여사의 변호를 맡은 것으로 알려졌다.
박성근 총리 비서실장은 서울대 법대 졸업 후 검사로 임관(사법연수원 26기)했다. 인천지검 공안부장, 광주지검 순천지청장, 서울고검 검사 등을 지냈다. 박 실장은 2007~2009년 국무조정실 파견돼 한덕수 총리(당시 총리)와도 인연이 있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조 실장과 관련해 "인사, 기획, 청와대 파견, 방위사업청 파견 등 여러 분야에서 일을 했다"며 "업무 시야가 넓고 대외 조정 능력이 뛰어나 발탁된 것"이라고 인선 배경을 설명했다. 박 실장에 대해서도 "검사이긴 하지만 여러 분야에서 일을 했기 때문에 그런 점을 높이 평가했다"고 부연했다.
조 실장의 경우, 윤 대통령 본인과 그 가족에게 도움을 주던 검찰 시절 측근 인사라는 점에서 '보은 인사'라는 비판도 있다. 오영환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에서 "윤 대통령이 검찰의 권력기관 장악 완결을 선언했다"며 "최측근을 국정원 기조실장에 임명한 것은 '윤석열 특수통 라인'으로 국정원마저 장악하겠다는 의도"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윤 대통령은 국정원 2차장에는 김수연(63) 국정원 전 인천지부장을 임명했다. 성균관대 법대 출신으로 대공수사국장 경력이 있는 '대공 라인'이다.
공정위 부위원장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2차관은 정통 관료 출신으로 채웠다. 윤수현(56) 신임 부위원장은 서울대 경제학과 출신으로 공정위 기획재정담당관, 심판총괄담당관 등을 거쳐 2020년 5월부터 공정위 상임위원직을 수행해왔다.
과기부 2차관은 박윤규(56) 과기부 정보통신정책실장이 기용됐다. 고려대 법대 졸업 후 행정고시(37회)에 합격해 정보통신부, 방송통신위, 미래창조과학부 등에서 근무한 정보통신기술(ICT) 전문가다.
한편 윤종원 IBK기업은행장이 내정됐다가 국민의힘의 반발로 무산됐던 국무조정실장에는 방문규 수출입은행장 등 후보군을 추려 검증을 진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