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주민경이 올플레이어를 꿈꾼다.
31일 주민경은 서울 마포구 상암동에 위치한 K-ART 스튜디오에서 본지와 만나 JTBC '그린마더스클럽' 종영 인터뷰를 진행했다. '그린마더스클럽'은 초등 커뮤니티의 민낯과 동네 학부형들의 위험한 관계망을 그리는 드라마다. 주민경은 극중 아이의 교육을 위해 열정을 불태우는 알파맘 박윤주로 시청자들을 만났다. 박윤주는 교육비를 위해 댓글 아르바이트, 마트 계산대 아르바이트 등으로 생활을 영위하는 인물이다.
주민경은 '그린마더스클럽'에서 리얼한 일상과 현실 반영 엄마로 시청자들의 진한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디테일한 표현력으로 인물의 감정선을 흡입력 있게 담아냈다.
먼저 주민경은 "촬영을 마친 지 한 달 됐다. 시청자 입장으로 방송을 봤다. 촬영이 끝났을 땐 너무 신났는데 방송이 끝나니 너무 섭섭하다. 얄미운 캐릭터를 처음 맡게 됐는데 욕을 많이 먹어서 타격이 있었다. 현장에서 선배님들이 네가 잘 해서 그런 거니 주눅들지 말라고 하셨다"고 소회를 전했다.
특히 이번 작품은 주민경에게 데뷔 후 첫 주연작이다. 그간 '봄밤' '밥 잘 사주는 누나' '지리산' 등에서 조연을 맡았고 '그린마더스클럽'을 통해 주연 대열에 오르게 됐다. 역할, 작품이 남다른 의미를 가진 이유다. 주연으로서 포스터 촬영부터 종영 후 인터뷰까지 모두 처음 겪는 과정을 두고 "막연하게 배우는 연기만 하면 되는 줄 알았다"면서 벅찬 마음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주민경은 "확실히 연기적으로 많이 보여줄 수 있었다. 할머니가 요즘 티브이에 내가 많이 나와서 좋다고 하더라. 또 SNS로 팬들이 메시지를 보내주곤 한다. 어머니들이 너무 현실적이어서 너무 좋다고, 같이 울고 웃었다고 메시지를 보내주셨다. 내가 시청자들의 마음을 건드렸다는 걸 다시 느꼈다"고 밝혔다.
라하나 감독은 박윤주 캐릭터를 두고 단번에 주민경을 떠올렸다. 기존 설정을 수정할 만큼 주민경의 현실 연기에 매료됐다는 후문이다. 실제로 '유나의 거리'와 '밥 잘 사주는 누나'에서 현실적인 인물을 잘 그려냈던 주민경은 라하나 감독의 기대에 부응했고 실제 있을 법한 '알파맘'을 고스란히 표현했다.
여기에는 주민경만의 캐릭터 접근법이 있었다. 그는 작가의 의도를 파악하기 전까진 전사를 의도적으로 만들지 않고 대본 안에서 풀어내려고 하는 편이란다. 주민경은 "대본이 워낙 좋았다. 내가 따로 만들지 않아도 윤주가 될 것 같다. 또 자신보다 자식이 먼저였던 고모와 할머니를 레퍼런스를 삼았다"고 설명했다.
극중 남편과의 갈등, 또 엄마로서의 역할 등 후반부에 갈수록 인물의 감정 표현이 쉽지 않았을 터다. 또 굵직한 선배들 사이에서 역할을 해내야 한다는 대한 부담감도 컸다. 주민경은 "부담감이 무조건 있었다. 너무 대단한 선배님들 사이에서 내가 민폐를 끼치면 안 된다는 생각이 있었다. 또 아이를 낳아보지 않은 미혼 여성이 초등생을 가진 엄마를 연기해야 했는데 시청자들이 어색하다고 할까봐 부담됐다. 연기를 못하면 따라올 일들이다. 저 스스로를 못 믿고 방황할 때 선배님들이 다독여줬다"고 털어놓았다.
이처럼 주민경이 고민과 우려 속에서 연기에 집중하지 못했을 때 의지가 됐던 것은 함께 호흡한 이요원 추자현 장혜진 김규리 등 '그린마더스클럽'의 주역들이다. 이들은 현장의 막내였던 주민경에게 '하고 싶은 걸 다 하라'면서 응원을 아끼지 않았다. 서로를 향한 무한 애정 속에서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이어졌고 좋은 시너지가 발휘됐다.
주민경은 "현장에서 선배님들과 티키타카가 잘 됐다. 연기할 땐 서로 째려보고 신경전을 벌이다가도 '컷' 하면 바로 수다를 떤다. 추자현 선배님은 제게 '너를 보면 기분이 좋고 힘이 됐다'고 말씀해주셨다. 스스로 확신을 가지지 못할 때 감독님과 선배님들을 믿었다"고 전했다.
실제로 생각과 걱정이 많은 편이 많다는 주민경은 자신감이 스스로에게 독이 될까 늘 조심하는 편이다. 그저 시청자들의 마음에 닿고자 하는 마음으로 연기에 임한다.
지난 2014년 '유나의 거리'로 데뷔한 주민경은 어느덧 연기를 시작한 지 8년차가 됐다.
"신인 시절부터 지금까지 연기에 대한 열정은 달라지지 않았어요. 항상 갈증이 있어요. 연기를 언제까지 해야겠다는 생각을 한 번도 하지 않을 정도죠. 앞으로 올 라운드 플레이어가 꿈입니다. 앞으로 연기 변신이 자유로운 배우라는 말을 듣고 싶어요. 역할을 타지 않고 어떻게 잘할까 하는 배우로 남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