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프로축구 레알 마드리드가 4년 만에 유럽 축구 정상을 탈환했다.
레알 마드리드는 29일(한국시간) 프랑스 생드니의 스타드 드 프랑스에서 열린 2021~22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결승전 리버풀과 경기에서 비니시우스 주니오르의 결승골로 1-0으로 승리했다. 이로써 레알 마드리드는 올 시즌 스페인 프리메라리가(라리가) 정상에 이어 2017~18시즌 이후 4년 만에 유럽 축구까지 제패했다. 아울러 통산 14번째로 우승컵 '빅이어'를 들어 올리며 UCL 역대 최다 우승팀 기록도 이어갔다. 반면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과 카라바오컵(리그컵)에 이어 트레블(3관왕)을 노리던 리버풀은 마지막 문턱을 넘지 못했다.
두 팀이 UCL 결승에서 맞붙은 건 올해가 세 번째다. 1980~81시즌에는 리버풀이 1-0으로 이겼고, 2017~18시즌에는 레알 마드리드가 리버풀을 3-1로 제압하고 우승했다. 4년 만의 결승전 ‘리턴 매치’에서도 레알 마드리드는 또 한 번 승리하며 우승 상금(2,000만 유로ㆍ269억원)을 챙겼다. 카를로 안첼로티 레알 마드리드 감독은 UCL에서 4번째 우승을 경험하며 최다 우승 감독 단독 1위가 됐다. 앞서 AC 밀란(2003, 2007년)과 레알 마드리드(2014년)에서 세 차례 UCL 우승을 이끌었다.
이날 경기는 관중 입장 과정에서 보안상의 이유로 예정보다 36분 늦게 시작했다. AP 통신 등에 따르면 입장권을 소지하지 않은 팬들이 경기장으로 들어가려고 시도하는 등 소란이 일었고, 리버풀 팬들의 입장이 지연됐다. 이미 경기장에서 몸을 푼 양 팀 선수들은 경기 시작이 늦어지자 다시 그라운드에서 웜업을 하기도 했다.
어렵게 시작된 경기에선 리버풀이 먼저 공세를 높였다. 리버풀은 이날 슈팅 개수에서 23-3(유효 슛 9-1)으로 앞섰다. 전반 16분 무함마드 살라흐의 첫 번째 슈팅을 시작으로 레알 마드리드를 몰아붙였지만 번번이 상대 수비에 막혔다.
이후에는 잠잠하던 레알 마드리드가 반격을 시작했다. 레알 마드리드는 전반 43분 혼전 상황을 거쳐 카림 벤제마의 왼발 슛으로 골망을 흔들었으나, 오프사이드 판정으로 득점에는 실패해 0-0으로 전반을 마쳤다. 레알 마드리드는 그러나 후반에 선제골을 터트렸다. 후반 14분 페데리코 발베르데가 페널티 지역 오른쪽에서 올린 낮은 크로스를 반대쪽에서 쇄도한 비니시우스 주니오르가 오른발로 툭 차 넣었다.
리버풀은 후반 19분과 24분 살라흐의 슛이 쿠르투아의 ‘선방 쇼’에 막혔다. 위르겐 클롭 리버풀 감독은 디오구 조타와 나비 케이타, 호베르투 피르미누 등을 투입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쿠르투아는 후반 37분 살라흐의 회심의 오른발 슛까지 막아내며 레알 마드리드의 한 골 차 승리를 지켜냈다.
철통 수비를 선보인 쿠르투아는 결승전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골키퍼가 MVP에 오른 건 2008년 에드빈 판데르 사르 이후 14년 만이다. 그는 이날 9차례 선방을 펼쳤는데 통계 전문 옵타에 따르면 이는 2003~04시즌 이후 역대 UCL 한 경기 최다 선방 기록이다. 쿠르투아는 이번 시즌 UCL 13경기에서 61번의 선방으로 이 부문 1위에 올랐고, 5차례 ‘클린 시트’(무실점 경기)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