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요, 이제 그만하고 싶어요.”
만일 3선 연임 제한이 없다면 선거에 재도전하겠느냐는 질문에 곽상욱(58) 경기 오산시장은 손사래를 쳤다. 그는 2010년 민선5기 시장으로 처음 당선돼, 12년 동안 3번에 걸쳐 시정을 책임졌다. 기초자치단체장이 3연임을 하면 중간에 국회의원이나 도지사에 도전하는 경우가 많은데, 곽 시장은 다른 선거에 한 눈 팔지 않고 딱 오산 시정에만 집중하다 임기를 다 채울 예정이다.
다음달 퇴임 예정인 곽 시장은 23일 오산시청 집무실에서 가진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12년간 오산시민들과 함께 해서 정말 행복했다"는 소감을 가장 먼저 밝혔다. 그는 “오산천을 생태하천으로 복원하고, 교육 도시, 문화관광 도시로 바꿨다는 것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그가 시장 선거에 뛰어든 계기가 된 것이 다름 아닌 오산천이었다. 곽 시장은 “냄새나는 오산천을 살리기는커녕 토목공사로 망가뜨리는 모습을 보면서 이건 아니다 싶어 시장에 도전했다”고 말했다. 곽 시장이 12년간 공들여서 환경 보전에 힘쓴 결과, 오산천은 수달이 찾아오는 등 친환경 생태하천으로 탈바꿈해 시민 산책로로 인기를 끌고 있다.
곽 시장은 3선 연임 비결에 대해 “약속을 지키는 시정을 펼쳤기 때문”이라고 자평했다. 그는 “단체장은 어떤 방향으로, 어떤 주제로 도시를 발전시켜야 할 지 시민들에게 명확하고 분명한 메시지를 전달해야 한다”며 “그 메시지가 시민들에게 전달됐기에 3선이 가능했던 것 같다”고 했다. 실제 곽 시장은 첫 도전 때 48% 지지를 받았지만 재선 64%, 3선 73%로 득표율이 점점 높아졌다.
떠나는 그에게 가장 아쉬운 대목은 오산시청과 경부고속도로 사이에 있는 부지인 운암뜰 개발이다. 그는 “오산의 마지막 남은 노른자 땅, 운암뜰 개발을 완성하지 못한 게 아쉽다”며 “오산의 경제중심, 도시환경을 바꿀 수 있는 곳인데 정치가 개입되면서 개발행위까지 이끌어 내지 못했다”고 했다.
그는 “잠시 휴식의 시간을 가진 뒤 내 본업(강의)으로 돌아갈 것"이라는 계획을 밝혔다. 행정학 박사인 그는 하반기부터 단국대에서 ‘교육과 행정’을 주제로 강의를 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