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1일부터 예고된 구글 응용소프트웨어(앱) 마켓의 '인앱결제' 강제 시행에 토종 앱 마켓인 원스토어가 국내 미디어콘텐츠 앱에 대한 '수수료 인하' 카드로 맞대응하고 나섰다. 구글의 '갑질 경영'에 맞서 국내 콘텐츠 사업자를 보호하면서도 시장 영향력까지 확대하기 위해서다. 원스토어의 '반(反)구글 정책'이 성과를 거둘 경우, 앞서 포기했던 상장 계획도 재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원스토어는 24일 '원스토어 미디어콘텐츠 생태계 상생 프로그램'을 통해 미디어 콘텐츠 앱에 '특별할인 수수료'를 적용한다고 밝혔다. 원스토어는 우선 미디어콘텐츠 앱에 부과했던 기본 수수료를 기존 20%에서 10%로 내렸다. 이는 구글 등 앱 마켓 업계의 평균 수수료인 30%의 3분의 1 수준이다. 또한 거래액 규모와 구독 비중에 따라 단계적으로 최저 6%까지 추가 할인도 적용한다.
다만 원스토어는 기존 소비자 가격을 유지하거나 타 앱 마켓 대비 일정수준 이상의 낮은 가격을 책정한 미디어콘텐츠 앱에 대해선 거래액 규모나 구독 비중과 상관없이 특별 약정으로 최저 수수료인 6%를 적용할 방침이다. 이재환 원스토어 대표는 "이번 정책이 국내 미디어콘텐츠 산업의 뿌리를 더욱 튼튼하게 하고 우리나라 기업들이 세계 무대로 나아가는 데 힘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원스토어의 파격적 수수료 할인 정책은 구글의 인앱결제 강제 정책과 대비된 전략이다. 구글은 지난 4월 앱마켓 내 아웃링크 결제 유도를 금지시켰고, 해당 정책을 따르지 않을 경우 다음 달 1일부터 앱 자체를 자사 앱 마켓에서 삭제하겠다고 공표한 바 있다. 이는 국내에서 세계 최초로 시행된 '인앱결제 강제금지법'의 빈틈을 노린 것으로, 사실상의 법안 무력화 시도에 가깝다.
원스토어는 이번 앱 마켓 수수료 인하 전략을 통해 '시장점유율 확대'와 '상생 경영' 키워드를 모두 확보할 방침이다. 현재 원스토어의 국내 앱 마켓 시장 점유율은 15% 수준이다. 70%가량의 점유율을 확보한 구글에 비하면 열세다. 하지만 이번 가격 인하 카드를 앞세워 구글의 영향력까지 희석시키겠다는 게 원스토어의 계산이다. 원스토어 관계자는 "최근 글로벌 앱 마켓 사업자의 횡포로 미디어콘텐츠 서비스 사업자들이 가격을 인상할 수밖에 없고 이로 인해 소비자들의 부담이 커지는 악순환을 차단하기 위해 전격적으로 시행하는 조치"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