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후 1년 물가 수준에 대한 소비자 전망치인 기대인플레이션율이 9년 7개월 만에 최고 수준으로 뛰었다. 먹거리 등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장바구니 물가가 크게 뛰면서 당분간 물가 상승세가 계속될 거란 전망이 우세하다는 뜻이다. 기준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이 높아지며 금리 수준 전망도 역대 최고 기록을 재차 갈아치웠다.
한국은행이 24일 발표한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5월 기대인플레이션율은 3.3%로 전월보다 0.2%포인트 올랐다. 이는 2012년 10월(3.3%) 이후 9년 7개월 만에 최고치다. 기대인플레이션율은 경제주체들이 예상하는 미래의 물가 상승 전망이다. 지난 1년간 소비자물가에 대한 체감 상승률을 보여주는 물가 인식(3.4%)도 한 달 새 0.2%포인트 높아지며 9년 4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이번 조사는 이달 10~17일 전국 2,500가구(응답 2,309가구)를 대상으로 이뤄졌다.
소비자물가 상승에 영향을 미칠 주요 품목으로는 △석유류 제품(70.8%) △농축수산물(38.7%) △공공요금(35.1%) 등이 많이 꼽혔다. 한은은 "체감 물가가 오르면서 기대인플레이션율이 상승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기준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과 인플레이션 우려 등으로 금리수준전망지수(146)도 전달(141)에 이어 역대 최대 수준을 나타냈다. 6개월 후 금리가 지금보다 오를 것이라고 예상한 응답 비중이 커진 것이다.
1년 뒤 집값 상승을 점치는 주택가격전망지수(111)는 한 달 새 3포인트 낮아졌다.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이 보합세를 보이는 가운데,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한시 배제 등에 따른 공급 증가 기대감이 영향을 미쳤다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경제 전반에 대한 소비자들의 체감 경기를 보여주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02.6으로 전월보다 1.2포인트 떨어지면서 3개월 만에 내림세로 전환했다. CCSI가 100보다 높으면 경제 상황에 대한 심리가 낙관적, 낮으면 비관적이란 뜻으로 해석한다. 물가 상승세가 지속되고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확대된 영향이 반영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