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베이징 중심지 한밤 중 5000명 이송·격리

입력
2022.05.22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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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전 고지 없이 갑자기 이송한 듯
베이징 확산세 계속...방역도 강화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재확산하고 있는 중국 수도 베이징시에서 약 5,000명의 주민이 일시에 이송·격리된 것으로 나타났다. 베이징에서 전염병 재확산세가 두드러진 지난달 이후 이런 규모의 주민이 한꺼번에 이송 조치되기는 이례적이다.

21일 북경일보에 따르면, 전날 베이징 중심지인 차오양구의 난신위안 단지에 거주하는 주민 4,979명은 격리를 위해 베이징 안팎의 호텔로 이송됐다. 중국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알려진 바에 따르면 이날 시작된 이송 작업은 21일 새벽까지 계속된 것으로 보인다.

주민들은 57개 숙박 시설로 분산됐으며, 약 1주일간 격리된다. 가족 간의 도움이 필요한 경우 동반 격리할 수 있도록 조치됐다고 북경일보는 전했다.

해당 지역은 지난 12일부터 봉쇄된 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이 지역 8개 건물에서 26건의 발병 사례가 나타났고, 이에 따라 5,000명에 가까운 인원을 격리할 수밖에 없었다는 게 당국의 설명이다. 이 지역 감염병예방팀의 궈샹후이 팀장은 "전염병이 빠르고 은밀하게 퍼졌다"며 "방역정책에 따라 새로운 사례가 발생할 때마다 봉쇄기간이 연장될 수도 있다"고 전했다.

이날 이송 조치는 관영 언론에 보도되기 전 웨이보 등 SNS를 통해 먼저 알려졌다. 지역 주민들이 "매일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받으면서 추가 감염자가 나오지 않았는데, 왜 이런 조처가 내려왔는지 모르겠다", "갑작스럽게 집을 떠나게 됐다"는 반응을 나타낸 것으로 미뤄 이송 조치는 급작스럽게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베이징에서는 지난달 말 이후 매일 30~70명대의 신규 확진자가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다. 당국은 코로나19 확산세가 좀처럼 잡히지 않는 데 따라 방역 수위를 더욱 강화하고 나섰다. 식당을 포함한 모든 실내 서비스 업종 영업 중단 조치(배달 업무는 제외)를 기존대로 이어가는 데 더해 베이징 내 모든 명승지도 관람객을 받지 않는다.

감염자나 밀접접촉자가 나온 봉쇄관리구역 내 주민들은 외출이 금지되며, 사흘 연속 감염자가 발생하지 않을 경우 집 밖으로 나올 수 있다. 집단 감염이 발생한 팡산구는 시내버스와 지하철, 택시 운행이 중단됐다.



베이징= 조영빈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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