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가 인천공항공사 지분 일부를 증시에 상장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을 두고 여야가 공방을 이어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이 새 정부 검토안을 '사회간접자본(SOC) 증시상장=민영화'로 해석하며 공공서비스 민영화를 반대한다고 밝히자 국민의힘 측이 "민영화 이야기를 꺼낸 것도 없다"고 재반박하는 모양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은 18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에 "전기, 수도, 공항, 철도 등 민영화 반대"라는 짧은 글을 올렸다. 자신의 트위터에도 비슷한 글과 함께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이 전날 국회 운영위원회에 참석한 기사를 공유했다.
김 실장은 17일 운영위에서 "인천공항공사 지분 40% 정도를 민간에 팔 의향이 있느냐"는 박찬대 민주당 의원의 질문에 "그랬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다만 인천공항 증시상장이 소유권을 민간에 넘기는 민영화와는 다르다고 구분 지으며 "운영권을 민간에 넘기는 게 아니고 한국전력처럼 지분은 우리(정부)가 갖고 경영은 정부가 하되 지분 30~40% 정도를 민간에 팔자는 것"이라고 답했다. 박 의원이 "대표적인 SOC는 공익을 위해 정부가 운영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이익의 40% 이상을 민간에 넘기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지적하자 "경영권은 공공 부문이 가지면서 지분 40%를 팔면 엄청난 재원을 만들 수 있다. 공기업으로만 남아 있으면 감시 체계가 어렵고 효율성 문제가 떨어진다"고 반박했다.
김 실장 발언에서 시작된 민영화 논란은 6‧1 지방선거에도 영향을 미쳤다. 인천시장에 출마한 박남춘 민주당 후보, 이정미 정의당 후보 측은 인천공항 민영화를 반대하는 입장을 내고, 유정복 국민의힘 후보의 답변을 요구하고 나섰다. 인천 계양을 보궐선거에 출마하는 이재명 위원장까지 18일 공개적으로 반대 의견을 밝히며 공세에 나섰다.
국민의힘은 "저희는 민영화 이야기 꺼낸 적도 없다"고 반박했다. 박민영 국민의힘 대변인은 18일 페이스북에서 "간혹 '님네 대통령'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는 등 마치 다른 나라 국민인 것처럼 행동하고 말씀하시는 분들이 계신다"며 "이재명 후보님, '우리 대한민국의 윤석열 대통령'께서는 전기 수도 공항 철도를 민영화하겠다고 말씀하신 적이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대체 어디서 누구랑 섀도복싱을 하시는 건가"라며 "설마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찌라시 수준에도 못 미치는 선동 문구에 장작 넣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박 대변인은 "유치한 반지성주의 선동을 멈추시라. 저희는 민영화 이야기 꺼낸 적도 없다"며 "그리고 민주당의 탈원전 폭망으로 매년 5조 원씩 누적되고 있는 한국전력의 적자 빚을 어떻게 갚아 나갈지 함께 머리를 맞대 달라. 그게 전직 여당으로서 갖춰야 할 최소한의 양심"이라고 주장했다.
이재명 위원장은 18일 밤 다시 '국힘 또 거짓말... 대통령 비서실장이 섀도입니까'란 글을 올려 반박에 나섰다. 이 위원장은 페이스북에서 "대통령 비서실장이 말하는 인천공항 40% 민간매각이 민영화 아니면 공영화이냐?"라면서 "민영화 주범 국힘은 표리부동 일구이언 식 이상한 소리 하지 말고, 공항 전기 수도 철도 의료는 민영화 지분매각 안 한다고 공식 약속하면 될 일"이라고 비판했다.
박 위원장도 재반박에 나섰다. 그는 지난해 8월 이재명 위원장이 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시절 발표한 '40조 민간투자 에너지고속도로 건설' 공약 기사를 공유하며 "그럼 이것도 민영화 아니냐"고 되물었다. 당시 이 위원장은 재생에너지를 생산하면 이를 손쉽게 유통시킬 수 있는 송배전망 '에너지고속도로'를 구축하는 사업에 40조 원 민간투자를 유치하겠다고 공약했다.
박 대변인은 "민간자원 투입을 언급한 것만으로 민영화로 낙인, 반지성주의 선동을 일삼는 게 적절한지 의문"이라며 "핵심은 그런 논리라면 민영화를 먼저 주장한 건 이재명 후보 쪽"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