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초점] 김선호의 복귀에 쏠린 시선

입력
2022.05.18 13:10

배우 김선호가 사생활 논란이 불거진 후 오랜만에 연극을 통해 대중 앞에 서게 됐다. 팬들의 응원이 이어지고 있는 한편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김선호는 성공적으로 복귀할 수 있을까.

김선호에 대한 논란은 지난해 10월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대세 배우 K모 배우의 실체를 고발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게재되면서 불거졌다. 작성자 A씨는 전 연인이 거짓말로 낙태를 종용했다고 주장해 화제를 모았다. 이 글 속 주인공으로 지목된 김선호는 "저는 그분과 좋은 감정으로 만났다. 그 과정에서 저의 불찰과 사려 깊지 못한 행동으로 그분에게 상처를 줬다"며 소속사 솔트 엔터테인먼트를 통해 사과의 말을 전했다.

이후 A씨는 폭로글에 "그분에게 사과받았고 서로 오해한 부분이 있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사생활 논란 꼬리표는 쉽게 떨어지지 않았고 김선호는 잠시 연예계를 떠나 공백기를 가졌다. 그의 모습은 KBS2 '1박 2일 시즌4'에서 지워졌으며 영화 '2시의 데이트' '도그데이즈'에는 김선호가 출연하지 않게 됐다. 다만 영화 '슬픈 열대'는 김선호를 안고 가기로 결정했다. 최근 그는 '슬픈 열대'의 태국 촬영을 마치고 귀국했다.

김선호는 최근 자신의 SNS를 통해 팬들에게 "저의 부족함으로 힘든 시간을 보내게 해서 미안하다"고 사과했다. 그러면서 "전해주시는 마음들 모두 소중히 기억하고 응원에 보답할 수 있는 배우가 되겠다"고 했다. 팬카페에도 장문의 글을 게재하며 "함께해 주셔서 고맙다. 너무 오래 기다리시지 않게 하겠다"고 말했다.

복귀를 약속했던 김선호는 연극 '터칭 더 보이드(Touching the Void)'로 팬들을 만날 예정이다. 산악가 조 심슨과 사이먼 예이츠의 생존 실화를 바탕으로 하는 이 작품은 오는 7월 8일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2관에서 개막한다. 김선호는 조난사고로 설산에 고립된 조 역을 맡았다. '슬픈 열대'의 개봉일이 아직 정해지지 않은 상황이기에 영화관이 아닌 무대에서 먼저 대중을 만나게 됐다. 그의 복귀를 두고 대중의 의견은 엇갈리고 있다. 크게 환영하는 이들도 있지만 여전히 비판하는 이들도 있다.

그동안 김선호 외에도 많은 스타들이 크고 작은 논란에 휩싸였으며, 이에 대해 각자의 방식으로 대응했다. 일부 연예인들은 말실수, 불성실한 태도 등으로 인해 논란에 휩싸인 뒤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며 실망했던 대중의 마음을 돌리는데 성공했다. 그러나 범법행위 등의 큰 잘못을 저지른 대부분의 스타들은 연예계에 돌아온 후에도 싸늘한 시선 속에 아쉬운 활동 성적표를 받아들어야 했다.

대중은 제대로 된 사과 없이 은근슬쩍 하는 복귀에 특히 분노했다. 진심 어린 반성을 하지 않은 채 스타가 자신의 커리어만을 위해 재개한 활동은 네티즌들의 분노를 샀다. 김선호는 전 연인에게 제대로 사과했고, 폭로자인 그가 이를 받아들였다는 점에서 대중의 시선이 다소 부드러워졌다. A씨가 논란에 오해가 더해져있다고 밝혔기에 더욱 그러했다.

물론 일부 네티즌들의 시선은 여전히 날카롭다. 김선호가 공식입장을 통해 인정하고 고개를 숙였듯 그에게도 잘못이 있다는 건 사실이기 때문이다. 김선호의 복귀가 지나치게 빠르다고 지적하는 이들도 있다. 전 연인에게 용서를 구했다면 이제는 아직 상처가 낫지 않은 대중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사생활 논란' 꼬리표 떼기는 복귀를 결심한 김선호 앞에 남은 숙제다. 배우로서 꾸준히 활약하기 위해서는 좋은 연기를 보여주는 것은 물론, 선한 행보로 부정적인 이미지를 지워낼 필요가 있다. 그가 복귀에 성공할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정한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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