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소수자 혐오 및 일본군위안부 비하 발언으로 논란을 빚은 김성회 대통령실 종교다문화비서관이 13일 자진사퇴했다. 윤석열 정부 출범 후 대통령실 비서관급 참모의 첫 낙마 사례로, 인사검증 부실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대통령 대변인실은 이날 “김 비서관은 대통령에게 누가 되지 않기 위해 자진사퇴한다고 밝혔다”고 공지했다. 야권은 물론 여당 국민의힘과 대통령실 안에서도 김 비서관의 발언이 부적절했다는 목소리가 커지자 스스로 거취를 정리한 것이다. 앞서 윤 대통령은 김 비서관 논란에 대해 “언론에 나온 보도는 다 보고 있다”고 말했는데, 사안을 엄중히 보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됐다.
6일 임명된 김 비서관은 과거 일본군위안부 피해자들의 보상 요구를 ‘밀린 화대’로 표현하거나, ‘동성애는 정신병의 일종’이라는 글을 페이스북에 올린 사실이 확인돼 거센 비난을 받았다. 11, 12일 페이스북에 해명과 사과 글을 올리면서도 “586 세력과 종북 주사파를 지속적으로 비판해 온 것에 대한 앙갚음” “(조선시대에는) 결국 여성 인구 절반이 언제든 주인인 양반들의 성적 쾌락의 대상이었다. 부끄러운 역사를 반성하자는 것이 잘못된 것인가”라고 주장해 논란을 더 키웠다.
대통령실은 “좀 더 지켜보겠다”며 판단을 미뤘다. 그사이 6ㆍ1 지방선거를 겨냥한 야권의 공세가 이어지자 국민의힘에서도 임명 철회 요구가 터져나왔다. 김용태 최고위원은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국민들에게 상처가 될 수 있는 부분이 충분히 많다”고 했고, 정미경 최고위원도 “정리(인사조치)하는 게 맞다”고 단언했다.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윤 대통령과 만난 이준석 대표 역시 최근 불거진 인사 논란이 선거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재직 당시 성 비위 의혹이 제기된 윤재순 총무비서관도 표적이 됐다. 다만 김 비서관과 달리 윤 비서관은 대통령실이 적극 변호에 나섰다. 윤 비서관이 검찰 수사관으로 재직하던 1996년과 2012년 두 차례 성 비위 문제로 각각 인사조치와 대검 감찰본부장 경고 처분을 받았다는 한국일보 보도와 관련, 대통령실은 “일부 사실과 다른 부분이 있다. 기관장 경고는 해당 사안에 참작할 점이 있고 경미할 때 이뤄지는 조치로 정식 징계 절차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