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첫 경제대책회의, 위기대응 능력 보여야

입력
2022.05.14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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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13일 거시금융상황점검회의에서 “경제는 바로 우리 국민의 삶, 그리고 현장에 있는 것”이라며 “현장에서 답을 찾고 민간 전문가들과 꾸준히 소통하면서 더 나은 정책이 만들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최재영 국제금융센터 원장의 보고를 받은 뒤 “국민이 피부로 느끼는 경제는 매우 어렵다”며 이렇게 말했다.

윤 대통령이 첫 외부 현장 행보로 국제금융센터를 찾아 글로벌 경제 상황과 금융 시장 동향을 점검한 건 시의적절했다. 경제 사령탑인 추경호 부총리와 통화 당국 수장인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물론 민간 전문가들까지 불러 머리를 맞댐으로써 최근의 경제 상황에 불안해하는 국민을 다소나마 안심시킬 수 있었기 때문이다.

최 센터장의 보고대로 지금 전 세계는 성장은 둔화하는데 물가는 오르는 스태그플레이션과 '주가하락, 금리상승, 달러화 강세'의 금융위기 국면으로 진입할 수 있는 기로에 서 있다. 우크라이나 사태와 중국의 봉쇄, 원자재가 상승까지 겹치면서 우리 경제도 자유로울 수 없는 상황이다. 이미 고유가 고물가 고금리 고환율 파고에 민생은 휘청이고 있다. 소비와 투자는 부진한데 그나마 버팀목이었던 수출마저 장담할 수 없다. 기획재정부는 이날 나온 경제동향(그린북) 5월호에서 수출 회복세의 제약을 우려했다. 글로벌 경기가 나빠지면 수출은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외부의 변수는 우리가 통제할 수 없는 영역이다. 모니터링을 강화하면서도 정부는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해야 한다. 무엇보다 윤 대통령이 첫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언급한 대로 “물가가 제일 문제”다. 이와 함께 경제는 생물이고 위기는 늘 기회와 함께 온다는 사실을 명심할 필요도 있다. 위기를 기회로 돌리는 건 역시 민간의 영역이다. 민간의 혁신과 창의력이 자유롭게 발현될 수 있도록 현장 목소리를 경청하고 지원을 아끼지 않는 게 정부의 책무다. 윤 대통령은 말이 아닌 행동으로 이를 보여주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