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2년 끌어온 도이치모터스 사건… 김건희 서면조사로 마무리할 듯

입력
2022.05.16 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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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 대통령 부인 직접 조사 큰 부담
의혹 입증할 결정적 증거 발견 못해
서면조사 후 불기소처분 유력 관측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이 조만간 윤석열 대통령 부인인 김건희 여사를 서면조사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사건을 2년 넘게 끌어온 만큼 김 여사 조사를 끝으로 수사에 종지부를 찍겠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서면조사는 무혐의 처분을 염두에 둔 것이라 야권의 반발이 예상된다.

도이치모터스 사건, '전주(錢主)' 의혹 김 여사만 남았다

15일 한국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중앙지검 반부패강력수사2부(부장 조주연)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수사를 조만간 마무리할 계획이다. 최강욱 더불어민주당 의원(당시 열린민주당)은 김건희 여사가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을 비롯한 주가조작 세력에 '전주(錢主)'로서 자금을 지원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2020년 4월 김 여사와 윤 대통령의 장모 최모씨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검찰은 권 전 회장과 김 여사의 증권계좌를 관리한 이모씨 등 주가조작 일당의 경우 지난해 말 재판에 넘긴 상태다.


조사 방안 검토했지만, 서면 조사로 결국 가닥

검찰은 사건을 마무리하려면 김 여사 조사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검찰이 기소 여부에 대해선 아직 명확한 결론을 내리진 않았지만, 김 여사 조사 필요성에는 수사팀은 물론 서울중앙지검 지휘부도 모두 의견일치를 봤다. 수사팀 내에선 2년 넘게 끌어온 사건을 김 여사 조사 없이 마무리하면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 논란이 불거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다만 조사 방식에 대해선 고민이 많다. 대선 전에 조사를 마무리하지 못하면서, 김 여사가 현직 대통령 부인으로 신분이 바뀐 점이 가장 큰 부담이다. 김 여사 연루 의혹을 입증할 결정적 단서를 확보하지 못한 상태에서 대통령 부인을 소환하거나 직접 조사할 경우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수 있다. 그렇다고 김 여사 조사를 아예 생략하면 검찰이 권력 눈치를 본다는 비판이 제기될 게 뻔하다.

결국 검찰 내부에선 서면조사가 유일한 선택지라는 의견이 힘을 받고 있다. 김 여사가 연루된 또 다른 사건인 전시기획사 코바나콘텐츠 불법 협찬 의혹 역시 수사팀에선 김 여사를 상대로 서면질의를 통해 답변을 얻은 것으로 전해졌다. 김 여사의 허위경력 의혹을 수사해온 경찰이 최근 김 여사 측과 조율 끝에 서면조사를 진행하기로 한 점도 눈여겨보고 있다. 검사장 출신의 한 변호사는 "수사팀이 김 여사를 기소할 게 아니라면, 조사 방식과 처분 결과에 '정당성'을 부여하기 위한 방법으로 서면조사를 택할 공산이 커보인다"고 지적했다.

법조계에선 검찰의 '느긋한' 움직임을 감안하면, '김 여사 서면조사 후 불기소 처분'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 안팎에선 수사팀이 지난 3월 대선을 앞두고 지휘부에 이미 불기소 의견을 보고했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특수부 출신의 한 변호사는 "정치 일정을 감안하는 검찰의 과거 사건 처리 패턴을 봤을 때 새로운 법무부 장관이 취임하기 전에 코바나콘텐츠 사건과 함께 도이치모터스 사건을 일괄적으로 무혐의 처리할 공산이 크다"고 내다봤다.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는 "현재 수사 중이며 조사방식이나 처리 방향에 대해선 확인해주기 어렵다"고 밝혔다.


김영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