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을 떠나 경기·인천으로 이주한 사람들은 양 지역의 주택 '가격' 차이가 아닌 주택의 신규 '공급' 때문에 서울을 탈출했을 것이라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서울의 부동산 가격 상승이 수도권으로의 이동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일반적 예상과 다른 결과다.
서울시 산하 싱크탱크인 서울연구원은 “서울에서 경인 지역으로 인구가 유출된 주된 원인은 신규 주택 공급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12일 밝혔다. 이는 서울연구원이 최근 5년간 서울과 경인 지역 전출입 경험이 있는 성인남녀 2,085명을 대상으로 3월 실시한 여론조사와 통계청의 2020년 국내인구이동통계 자료를 토대로 분석한 결과다.
서울과 경인 지역의 순이동 경로를 보면, 경기 하남·화성·김포·시흥·남양주시 등 대규모 도시개발지역으로의 이동이 집중됐다. 또 취업률이 높고 인프라가 양호한 곳으로 이동이 증가하는 경향을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집값의 경우 전세 가격의 차이는 일부 연령대에서 인구이동의 변수로 설명할 수 있었지만, 매매 및 월세 가격은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변수로 파악되지는 않았다. 서울시민이 경인 지역으로 이주한 주된 이유는 임대계약 만료가 가장 많았고, 이어 이직과 결혼 순이었다. 다만 경인 지역으로 이주한 시민들 중 46.5%의 주요 활동 지역은 서울로 파악됐다.
경인 지역에서 서울로 전입한 사람들의 경우 출퇴근·통학 시간에서 많은 시간을 벌 수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로 주거지를 옮긴 경우 통근ㆍ통학 시간이 72분에서 42분으로 30분이나 줄었다. 서울에서 경인으로 이주한 사람들이 50분에서 55분으로 늘어난 것과 비교된다.
서울로 전입한 이유를 살펴보니 자치구별로 다른 특징을 보였다. 중·용산·서대문구의 경우 일자리를 찾아 전입한 인구가 많았고, 관악·종로·광진·동대문구는 교육을 이주의 주된 이유로 꼽은 사람이 많았다.
박형수 서울연구원장은 “도시경쟁력 확보를 위해 인구변화에 따른 도시관리 과제를 발굴하고, 지역불균형에 대응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