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미국 플로리다주(州) 마이애미 12층 콘도(아파트) 붕괴 사고 피해자와 희생자 유족들이 1조 원 넘는 보상금을 받게 됐다. 희생자에 대한 직접 보상은 사고 발생 11개월 만에 처음이다.
1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마이애미 아파트 붕괴사고 생존자ㆍ유가족들은 이날 무너진 아파트의 보험회사 및 붕괴 현장 근처에서 작업 중이던 건설업체와 최소 9억9,700만 달러(약 1조3,000억 원) 규모 손해배상에 합의했다.
이번 결정은 참사 1주년을 6주 앞두고 성사됐다. 작년 6월 24일 마이애미 데이드카운티 서프사이드의 136세대 아파트 ‘챔플레인 타워스 사우스’가 돌연 무너져 내리면서 98명이 숨지고 11명이 부상했다. 입주민들이 모두 자고 있던 새벽 전조 증상 없이 순식간에 붕괴되면서 피해가 커졌고, ‘후진국형 참사’ ‘9ㆍ11 테러를 연상케 하는 비극’이라는 지적이 이어졌다.
당국은 즉시 조사에 착수했지만, 정확한 사고 원인을 밝히지 못했다. 단지 “노후 아파트 구조 일부가 약화한 탓”이라고 분석한 게 전부다. 그러나 피해자와 유족들은 사고 건물 근처에서 진행 중이던 아파트 신축 공사가 붕괴에 영향을 미쳤다고 주장하며 시공 업체에 소송을 걸었다. 이번 배상은 해당 업체가 사망 사건에 대한 책임을 지지 않는 대가로 보상금 지급에 동의하면서 이뤄졌다.
합의금 분배 방식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구체적인 배분은 다음 주부터 협의에 들어갈 예정이다. 유족 측 변호인은 가구당 배상액은 피해 정도에 따라 최소 40만 달러(약 5억 원)에서 최대 290만 달러(약 27억 원)까지 이뤄질 것으로 추산했다. 지난 3월 데이드카운티 순회법원은 건물 관리 회사가 아파트 소유자들에게 8,300만 달러(약 1,071억 원)를 보상하는 방안을 승인했지만, 희생자들에 대한 보상 합의는 이번이 처음이다.